北 ‘김정일’ 이름 딴 지역·시설 등장할까?

김정일 사망 후 그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김정일’의 이름을 딴 지역·시설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일성광장’ ‘김일성경기장’ ‘김일성종합대학교’ ‘김책공업대학’ ‘김형직군(郡)’ ‘김정숙군(郡)’ 등 북한의 지역·시설에 김일성의 친지나 혁명 1세대들의 이름을 이용한 우상화 작업이 활발했던 만큼 ‘김정일’을 이용한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에서 인명으로 지명을 개칭한 것은 김정일이 후계자로 등장한 후인 1981년, 신파군을 ‘김정숙군’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0년, 풍산군을 ‘김형권군’으로 바꾸는 것을 마지막으로 지명 개칭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학교 등의 교육시설은 1950년대부터 ‘김일성’ ‘김정숙’ ‘김책’ 등의 이름을 붙여 신설하거나 개칭했다. 다만 현재까지 김정일의 이름이 들어간 시설은 ‘김정일정치군사대학교’가 유일하다.


일단 우상화 작업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는 백두산 삼지연군과 평양 10만 세대 살림집 지역이 일순위로 꼽힌다. 


삼지연군은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선전되고 있는 백두산 밀영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김정일의 위대성’을 격상시키는 과정에서 ‘김정일郡’으로 개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평양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의 핵심 사업으로 강조하고 있어 건설공사가 종료될 경우, 김정은은 ‘평양주민들의 윤택할 삶’이라는 업적을 김정일에게 돌리고 주변 거리를 ‘김정일 거리’로 명명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데일리NK에 “김정은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업적을 이으려면 김일성·김정일의 역사적 흔적을 남겨야한다”면서 “김정일도 김일성의 우상화에 힘을 기울였던 만큼 김정은도 김정일의 전처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김정일군’ ‘김정일 거리’ 등 아버지의 흔적을 통해 자신의 정통성과 지위를 강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일 사망 후 광명성절 제정, 김정일화 축전준비, 동상 건립을 위한 ‘돌격대’ 조직, 대형바위에 새긴 찬양 글귀 등 북한 당국이 김정일 우상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시설에 ‘김정일’의 이름을 붙이는 것도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김정일의 이름으로 개칭하는 것은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와 함께 김정은의 이름을 붙인 기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김정은까지 덩달아 우상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김정일의 이름으로 개칭되는 기관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유훈 등을 앞세워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에도 북한 간부들은 자신들의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과거 구소련의  ‘레닌그라드’나 ‘스탈린그라드’ 그리고 베트남의 ‘호치민시’도 있으니 평양시를 ‘김일성시’로 바꿔야한다”고 김정일에게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평양 출신 한 탈북자도 “당시 통일이 되면 서울시는 ‘김일성시’, 평양시는 ‘김정일시’로 명명하기로 하고 이 계획은 보류됐다”면서 “대신 수억 달러를 들여 금수산기념궁전을 증축하고 김일성을 영구보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반면 김정일의 이름을 이용한 우상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당국이 지나친 우상화는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김정일 사적관과 영생탑은 분명히 나오겠지만 김정일 이름을 이용한 우상화 작업은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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