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와병설 한달..南정부 비난 첨예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 60주년(9.9) 행사에 불참함에 따라 그의 ‘건강이상설’이 본격 대두한 지 한달이 지났으나 북한 보도매체들의 사진이나 영상에서 그의 실종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월14일, 제1319군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의 사진을 보여준 후엔 외국 정상에 대한 전문이나 공로 주민들에 대한 감사편지 등으로만 존재를 알릴 뿐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가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62주년을 맞아 축구경기를 관람했다고 북한의 각종 매체들이 4일 일제히 보도했으나 이때도 사진이나 영상보도는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김 위원장의 ‘카메라 회피’는 9일 현재 56일째를 기록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중국의 대북 접경 도시에서 북한과 교역을 하는 한 화교 상인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오래 지속되면서 북한의 일부 지역에선 그의 사망설로 소문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러나 지난달 19일 6자회담 남북 경제.에너지실무협의를 갖는 한편 지난 1일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를 평양으로 초청해 북미간 대립 쟁점인 검증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데 이어 7일엔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등 정책결정이 김 위원장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은연중 과시하고 있다.

특히 9.9절을 전후해 잠시 주춤했던 남한 정부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비난 수위가 최근 수일간 한층 날카로워지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창당 63주년을 하루 앞둔 9일에만도 북한 매체들은 남한 정부와 고위당국자들의 북한 관련 말이나 행위를 일일이 지목해 비난하는 보도물을 여러 건 내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 내에 친북좌익세력 척결없이 선진국을 향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의 발언을 거론해 “독기어린 망발”, “통일민주세력에 대한 어마어마한 선전포고” 등으로 비난했고,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에 대한 공안 당국의 수사를 비난하며 반정부 투쟁을 선동했다.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논평에서 제주도 4.3사건을 ‘무장폭동’, ‘반란’이라고 언급한 이상희 국방장관을 지목해 “대결 신자”, “전쟁광”으로 비난했고, ‘멜라민 파문’과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청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성 ‘단평’도 실었다.

노동신문은 8일엔 북한에 지원된 돈이 ‘핵개발자금’ 등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윤상현(한나라당) 의원의 주장과 남한에서 대북 지원문제로 남남갈등을 겪는 동안 북한은 ‘군력증강’을 이뤘다는 같은 당 권영세 의원의 주장을 지목해 “맹물 먹고 주정하는 식의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또 7일엔 한나라당의 ‘조세제도 개편안’ 및 ‘종합부동산제 개편안’과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및 한미동맹 강화 방침을 조목조목 비난하는 등 북한의 통신과 신문.방송은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며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각종 보도물을 쏟아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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