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은 지난 4월 ‘비밀을 엄격히 지키자’는 제하의 강연자료를 배포하고, 주민들에게 김정일 및 국가 지도부와 관련한 비밀을 엄격히 지킬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은 1일 “2008년 4월에 배포된 이 강연자료는 ‘적들은 혁명의 수뇌부(김정일)를 해치려는데 1차적 목표를 가지고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피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소개하며 “‘비밀을 철저히 지키지 못하면 수뇌부의 안전에 엄중한 후과가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오늘도 제국주의자들과 반동들은 혁명의 수뇌부의 안전과 관련된 비밀을 탐지하여 우리의 운명이고 심장인 수뇌부를 어떻게 하나 해치려고 필사적으로 발악하고 있다”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비밀 엄수를 강조하고 나선 점이 눈에 띈다.
최근 김정일 및 북한 지도부에 대한 신변 위협 사례가 있거나, 국내외 정세 악화로 북한 지도층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강연제강은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시절 대원들의 부주의로 사령부의 위치가 적들에게 알려져 위험에 처한 적도 있었고, 조국 해방전쟁(6·25전쟁) 시기에도 비밀이 새어나가 최고사령부가 위험에 처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비밀 중에서도 첫째가는 비밀은 수뇌부와 관련된 비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연제강은 또한 “비밀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당과 국가의 정책이 아무리 좋고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무용지물이 되어 맥을 추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행사를 비롯해 수뇌부와 관련된 비밀, 당국 국가, 군대의 중요 비밀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는 기관, 공장, 기업소의 경비를 강화하고, 출퇴근질서, 외래자 출입질서를 엄격히 세우며, 비밀이 들어있는 책, 문건보관관리를 규정대로 할 것, 때 없이 자주 술판, 먹자판을 벌려놓고 쓸데없는 말장난을 벌리는 현상을 철저히 없애야 한다”고 구체적인 지침 사항까지 서술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강연자료는 북한 당국이 최근 사회 내 기강이 무너지고 국가 통제가 약화돼 주요 자료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