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민군 최고사령관 추대 17주년과 그의 생모인 김정숙의 91회 생일이 겹친 24일을 앞두고 각종 기념 행사를 벌이고 있다.
북한에서도 성탄절을 맞아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장충성당 등에서 성탄기념 예배나 미사를 보고는 있지만, 일반 주민은 크리스마스가 있는지조차 모른 채 이들 행사를 치르느라 분주하다.
북한에서 ‘불요불굴의 공산주의 혁명투사’, ‘항일의 여성 영웅’으로 찬양되는 김정숙은 1917년 12월24일 함경북도 회령군 회령읍에서 태어나 32세인 1949년 9월 사망했으며, 김 위원장은 1991년 12월24일 노동당 제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다.
기념행사는 중앙보고대회를 비롯해 각계 주민과 사회단체들의 경축 모임과 예술공연이 주류를 이룬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23일 저녁 6시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17주년 중앙보고대회를 중계한다고 예고했다.
이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청년학생과 농업근로자들의 경축모임이 22일 평양 청년중앙회관과 황해남도 재령군에서 각각 진행됐으며 직총(직업총동맹) 중앙노동자예술선전대, 청년중앙예술선전대, 농근맹(농업근로자동맹) 중앙예술선전대 등이 예술공연을 했다.
직맹(직업동맹)과 여맹(여성동맹)이 경축모임, 여맹원들은 노래모임 ‘어머님처럼 태양의 햇발이 되렵니다’를 열었다.
북한의 고위 당.정 간부들과 중앙기관 간부들은 김 위원장의 ‘영도력’을 찬양하는 기록영화 ‘위대한 영장을 모시어 24’를 단체관람했으며, ‘어은혁명사적지’ 등 김 위원장의 ‘혁명사적지’에 대한 주민들의 참관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행사엔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도 동원되고 있다.
평양주재 외국 무관단은 만경대혁명학원과 3대혁명전시관을 참관했고, 김일성종합대학과 김형직사범대학에 재학중인 외국 유학생들은 자작 글 발표모임인 ‘선군조선을 노래합니다’를 갖기도 했다.
북한은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김 위원장의 ‘선군정치’와 ‘영도력’을 찬양하고 절대적인 충성을 촉구하면서 체제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언론매체들의 충성고취 논조도 강화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만유병원에서 간부와 종업원을 대상으로 “당의 선군혁명사상을 깊이 심어주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병원에서는 부문별로 예술소조 활동도 힘있게 벌여 모두가 위대한 선군영장(김정일)을 높이 모시고 사는 크나큰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더욱 깊이 간직하고 경애하는 장군님의 선군영도를 더 잘 받들어 나가도록 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노동신문도 22일 ‘백승의 역사를 펼치시는 불세출의 선군영장’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찬양기사를 실어 ‘선군정치’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허리띠를 조일지언정 눈칫밥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 경애하는 장군님의 투철한 신념”이라고 강조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