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체제 3기 정치일정 돌입

북한은 이달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분주한 정치일정을 통해 정권수립 60주년 경축 분위기를 고조시켜 가며 체제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역사적 전환의 해”이자 김정일 체제 3기의 출발을 맞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대내외에 부각시킬 새로운 시도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2006년 10월 핵실험으로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를 자초하는 등 대외관계에서 커다란 불안정을 초래했으나, 최근 냉각탑 폭파쇼로 상징되는 일련의 비핵화 조치를 통해 대미관계를 중심으로 대외관계를 비교적 안정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한결 여유를 갖고 내부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정권수립 60주년인 이른바 9.9절을 앞두고, 올해 5년 임기가 끝나는 우리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새로 선출한다.

새로운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과정은 이달부터 시작돼 8월 대의원 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임기가 완료되는 해에 정권수립이나 노동당 창당 기념일을 맞아 대의원 선거를 치르는 게 관례다.

아직 북한 당국은 대의원 선거일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의 최근 소식지는 북한이 내달 3일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12기 최고인민회의가 출범하면 1998년과 2003년에 이어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김정일 주석 사망 후 과도기간을 거쳐 1998년 제10기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고 그에 따라 실질적인 국가지도자로 지위와 권한이 강화된 국방위원장에 재추대된 것으로부터 기산하면 김정일 체제 제3기가 출범하는 셈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1998년 국방위원장으로 재추대되면서 김일성 주석 사후의 이른바 ’유훈통치’를 끝내고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고 내각의 요직을 기술관료 중심으로 채웠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정권수립 60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정권 3기가 시작되면서 당.정.군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제2의 경제관리개선조치’가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해 본다”고 말했다.

경축 분위기의 정점은 9월9일 정권수립 기념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올해 신년 공동사설의 제목이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는 올해를 조국 청사에 아로새겨질 역사적 전환의 해로 빛내이자’였던 만큼, 다양한 행사와 경제 실적 발표 등을 이날에 맞추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당국은 정권 수립 60주년에 맞춰 대대적인 ’대사면’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준비작업에 이미 착수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은 전했다.

수립 50주년이었던 1998년에는 2만명의 병력을, 2003년 55주년에는 1만명의 병력을 동원한 열병식을 가졌던 만큼 올해도 대규모 열병식을 열 가능성이 크다.

성대한 퍼레이드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관계가 호전되면서 정권수립 6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기 위한 주변 정세도 여느 해보다 좋다.

미국이 북한에 대규모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절차에 착수하고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중단하는 이른바 ’적대시 정책’의 변화 조짐을 보임으로써,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울 더없이 좋은 소재를 손에 쥔 셈이다.

정권 수립 60주년 기념일을 앞둔 8월 중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확정되면 북한은 “미국과의 대결전에서 승리했다는 자긍심”으로 축제 분위기를 더욱 띄우고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과 주민 결속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부터 50만t의 식량이 공급되는 데 더해 중국의 지원식량도 북한에 들어가게 되면, 극심한 식량난에서 비롯된 곡물가격의 폭등과 민심 동요도 상당히 가라앉힐 수 있을 전망이다.

북한 당국은 이와함께 주민들에게 “조금만 더 허리띠를 졸라매면 머지 않아 강성대국을 이룩할 수 있다”는 선전도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최근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및 적성국교역법의 적용 종료 조치를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 사이에 “조(북)미 사이 대결과 불신의 관계를 평화공존의 관계로 바꾸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전해 북한 내부에 정세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북한은 ’반미투쟁월간(6월25일-7월27일)’을 맞아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대회를 김일성광장이 아니라 실내인 평양 체육관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엶으로써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북한 매체들은 김일성 주석 사망 17주기(7월8일)를 앞두고 최근 철도성 부상, 화학공업성 부상 등의 회고담을 내보내는 등 주민들에게 추모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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