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김정일 생일(2.16)을 맞아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김정일화(花) 축전’ 자재비를 댈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평양시는 물론 양강도 주민들은 지속적인 한파와 강추위 속에서 ‘김정일화 축전’ 준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서 “(당국은 또) 혜산시에 건설되어 있는 ‘김일성, 김정일화 온실’ 난방보장과 공기조화장치 구입비용을 모두 주민들에게 떠 맡겼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속적인 정전사태로 전열기 가동에 차질이 생기자 대신 디젤발전기와 공기조화기구 설치 방안을 제시하고 주민들에게 돈을 내라고 한 것”이라면서 “특히 발전발동기 가동을 위한 휘발유와 디젤유 구입비용은 인민반별로 할당해 매일같이 ‘돈 내라’는 소리 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일화 한 송이에 4, 5만원을 하는데 보통 한 개 단위(기관, 기업소, 학교, 병원 등)에 50~60송이씩의 과제가 내려왔다. 거기다 일반 화초와 화분도 자체로 해결해 전시회에 내놓아야 한다”면서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족들은 동 사무소에서 꽃값 독촉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직장 노동자들에게는 1~2만원, 학생들은 5000~7000원, 일반 부양가족들에게는 3000~5000원을 낼 것을 지시했다.
또한 도(道) 당선전부 주도하에 진행되는 이번 축전은 도, 시, 군별 ‘충성경쟁’으로 비화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꽃을 키우는 것은 장군님(김정일)을 모시는 것과 같다’ ‘축전 준비는 장군님에 대한 충성심을 평가하는 잣대’라는 선전선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도내 기관기업소들은 공장 내에 건설된 김일성, 김정일화 온실에서 키운 꽃을 전시행사당일 새벽까지 축전에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상품 생산은 하지 않고 꽃 가꾸기만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소식통은 “자체 온실에서 꽃을 키우지 못하는 기관기업소들에서는 전시회에 꽃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당 처벌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평양에 가서라도 꽃을 사다 놓자’면서 종업원에게 돈을 낼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