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후대사랑’ 선전…’꽃제비’ 부양은?

북한 김정은이 올해 들어 고아 수용시설인 ‘육아원·애육원‘을 방문하거나 관련 건설 현장 등을 자주 시찰하는 모습을 보이며 ‘후대사랑’ 선전을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정은은 ‘고아를 잘 돌보라’는 지시를 내려 꽃제비 전담반인 9·27상무조가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꽃제비들을 찾아 나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꽃제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내부 소식통의 말도 들려 온다.

‘지도자의 관심은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 기회’라는 인식이 상인들 사이에서 확산되면서 꽃제비들을 이용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로 북한 당국이 ‘꽃제비’를 데려다 키울 경우 시장 등에서 ‘식당운영권·면세’ 같은 혜택을 부여하면서 이들에 대한 부양 책임을 주민들에게 전가(轉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활성화가 역(逆)으로 꽃제비들이 부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에 나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소식통은 말한다. 여성들은 시장 활동에 적극적인 반면, 남성들은 구(舊)시대 가부장적인 관습 때문에 경제활동에 소극적이어서 아이를 포기하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북한 내 시장에서 꽃제비 실태와 이에 파생된 사회현상에 대해 알아봤다. 

-‘꽃제비(고아)’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장에 나와 있는 꽃제비 10명 중 2, 3명은 원래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다. 최근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부모가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또한 중앙에서 포치(지시)가 내려와 9·27상무조가 꽃제비들을 잡아 ‘방랑자 숙소’로 보낸다고 한다.

특히 최근엔 시장에서 꽃제비들을 일군(일꾼)으로 쓰기도 한다. 상인들의 심부름을 한다. 주민들이 일을 부리면서 밥만 먹여주곤 하는데,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 겉으로는 꽃제비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9·27상무조에 체포된 꽃제비들이 애육원으로 보내지고 있다는 것인가. 

“이러한 꽃제비들이 위(당)에서 관리하는 애육원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흔한 일이 아니다. 애육원에 들어가는 경우는 일을 하다 죽은 주민들의 아이 정도다. 예를 들면 최근 발생했던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 때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이런 좋은 시설로 가는 것이다.

꽃제비들이 애육원에 간다고 하는 것은 (위에서) 방침이 있을 때 잠깐 가 있는 정도이지,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지는 않는다.”

-최근 일고 있는 시장화가 꽃제비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시장이 안정화 되면서 원래 나와 있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제활동에 여성의 참여가 많아지면서 여성이 돈 벌러 간다고 해놓고 없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학교는 30%의 학생이 부모가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여성들의 시장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치관이 많이 변했다. 가부장적 가치관에 빠져 있는 남편과  이혼을 하지 않고 그냥 집을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아이들은 그냥 ‘꽃제비’가 되곤 한다.

또 남성들은 시장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아내가 집을 나간 경우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생각에 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버려지는 꽃제비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대부분 동정한다. 예전에는 먹고 살기 힘들어 자신이 팔던 것을 내주지 않는 주민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먹을 것을 내주는 주민들이 늘었다. 하지만 아이가 14세 이상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일단 ‘짐군(짐꾼)이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지’라는 말로 빌어먹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비판을 한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은 시장에서 벌이가 쉽지 않다. 외화벌이 회사에서 차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꽃제비들이 달리는 차에 달라붙어 부품을 떼서 팔아 돈을 벌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단속원들보다 날쌔서 단속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차 사고를 당해 죽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갓난아이가 버려지는 경우도 있나.

“많지는 않다. 다만 최근 2달 정도 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쌓여 오물장에 버려졌다고 들었다. 꽃제비는 무시할 수 있어도 아이는 무시하지 못하니 인민반장이 나서 아이를 낳지 못하는 한 여자에게 양육을 부탁했다고 한다. 인민반장이 아이와 여자 몫까지 식량 보장을 약속했다고 들었다.

최근 북한에서 여자들이 시장에 많이 나오면서 시집을 가지 않고 독신으로 살려고 마음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혼인을 하지 않고 임신을 한 경우, 임신중절 수술이 허가되지 않아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또한 간부들은 비밀스런 애인이 있어 그런 경우에 아이가 들어서면 같은 현상이 지속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은 없는 것인가.

“(당국은) 그런 것을 생각도 못한다. 이런 문제까지 신경 쓸 정신이나 있겠나 싶다. 간혹 인민반장이 꽃제비들을 일군으로 써달라고 이웃들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당국에서) 방침으로 내린 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나중에 꽃제비들이 죽었을 때 총화(비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없애겠다는 의도다.

이런 경우 인민반장이 꽃제비의 신원을 보증하는데, 임금을 주지는 않고 숙식만을 제공해 주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13세 이상의 여자 아이들이 이렇게 남의 집에 일을 하곤 한다. 남자 아이들은 시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고, 남자 꽃제비들이 상대적으로 시장에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꽃제비들을 양육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는데.

“‘관심을 가져라’는 방침이 나오면 꽃제비들을 키우는 주민들에게 당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장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을 ‘국가가 만들어 줬다’는 게 아닌  ‘자신이 쟁취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당국의) ‘꽃제비들을 길거리에서 없애라’는 정책을 이용해 돈벌이를 궁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리설주 고아원을 세우겠다’고 호탕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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