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충정의 선물’ 육아원 건설에 주민 총동원”

북한이 7차 당(黨)대회를 앞두고 ‘여명거리 초고층 아파트’ 등 김정은 치적으로 내세울 각종 건설사업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강도에서는 김정은의 ‘후대사랑’을 선전할 육아원 공사에 주민들을 총동원한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국이) 연봉동 김정숙사범대학교 옆에 건설 중인 육아원을 당 대회를 맞아 원수님(김정은) 선물로 드려야 한다고 주민들을 달달 볶고 있다”면서 “도당에서는 당 대회 전까지 공사를 마감하지 못하면 안 된다면서 애꿎은 주민들만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올 겨울에 유난히 추워 잘 진행되지 않다가 갑자기 공사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양강도 책임비서가 김정은 동지에게 잘 보이려 충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도당에서 어린이 사랑을 강조하고 있는 김정은에게 충성을 과시하려는 목적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실제 도당과 도 인민위원회 간부들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에게 충정의 선물을 드리자’는 구호를 외치며 속도전을 강요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당 대회 전 완공에 대한 호언장담을 해온 도당 내 관련 간부들은 자신들에게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동원 불참에 대한 검열도 강화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장사로 바쁘게 하루를 보내는 상인들 같은 경우에는 뒷돈(뇌물)을 주고서라도 빠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엔 여의치 않다”면서 “하루 동원 빠지면 1인당 10위안(元, 약 북한돈 1만 3000원)을 내라는 통에 그냥 공사현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북한돈 1만 3000원은 현재 북한 시장 물가 상으로 보면 쌀 2kg 넘게 살 수 있는 돈으로, 일반 주민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결국 당 간부들은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동원 참여를 강요하는 셈이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과제 이행을 하지 못하면 (당국이) 책임을 물을 것이 뻔하다는 말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되자 공장기업소 노동자들에게는 물론이고 심지어 학생들에게도 오후 시간에는 다 동원에 나올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강도 내 대학전문학교도 총동원 수준으로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서 “돌격대는 이 동원에 빠졌는데, 이들은 삼지연 철길 공사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양강도 내 거의 모든 젊은 아이들이 건설 현장에 투입됐다고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거듭되는 강제노역에 대해 주민들은 ‘간부들의 충성심 경쟁에 애매한 우리들만 죽어난다’ ‘전국에 육아원이 생겨나도 꽃제비는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있는데, 또 무슨 육아원이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