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직후 폐쇄됐던 시장이 25일부터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국은 이번 조치가 주민들의 식량수급을 걱정한 김정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26일 양강도와 함경북도 소식통은 “장마당이 25일부터 다시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당국은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한 19일부터 장마당을 폐쇄했다.
소식통들은 “장마당 관리소 일꾼은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들이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하는데 애도행사 기간에 시장 문을 닫으면 어디에서 식량을 구입하겠는가’라면서 시장을 정상 운영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북한 당국이 애도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내외 매체들을 동원해 김정은의 위대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는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빠르게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미 도당(道黨)과 시·군 당 기관, 공장기업소에는 ‘우리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강성국가 건설을 힘 있게 다그쳐 나가자’, ‘위대한 김정은 동지께서 계시어 우리는 승리한다’ 등의 구호들이 전면에 걸렸다.
이와 더불어 ‘2월 16일(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배급을 준다’ ‘김정은 동지가 돌 생일 때 한손에는 총을 잡았고 한손에는 세계지도를 잡았다’ 등의 ‘김정은 우상화’와 관련한 소문들도 나돌고 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소문을 중앙당에서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대내 매체들도 김정은에게 ‘인민적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덧입히기 위한 선전을 진행 중이다. 노동신문은 26일자 기사에서 김정은이 조의식장에 설탕과 뜨거운 물을 배치하라고 지시했고, 22일에는 죽을 공급하고 발열 붙임 띠도 (제공하라고) 배려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일성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에도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소문이 나돌면서 한 달 치 식량이 배급됐다. 그러나 당시에도 지역과 기관에 따라 배급량에 차이를 보였고, 식량배급이 전혀 없었던 지역도 있다.
소식통은 “일부 사람들은 ‘이번에도 최대 2개월 식량은 줄 것이다’. ‘이건 다 식량가격을 내리기 위한 거짓선전이거나 복잡한 시기를 안정시키기 위한 수법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경지역 식량가격은 4500원선으로 시장을 폐쇄했던 19일보다 500원 정도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