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운 실명 거론 업적 부풀리기 나서

▲지난 26일 평양에서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대규모 군중집회가 열렸다. ⓒ연합

북한 당국이 전 당적인 범위에서 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후계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김정운 업적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4일 전해왔다.

내부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엔케이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지난 5월 29일 회령시당 간부 전원회의(각급 지도원까지 참가하는 회의)가 개최돼 시당 책임비서가 이들을 대상으로 후계체제를 선전하는 강연을 했다”면서 “강연 제목은 ‘김정운 동지의 무한한 충실성을 따라 배우자’였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북한이 군부와 중앙당에서 김정일의 후계사업을 암시하는 결의대회나 모임은 여러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당 차원에서 김정운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강연을 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강연은 광명성 2호 발사와 핵실험 성공이 모두 김정운 동지의 업적일 뿐만 아니라 김정일 장군님의 영도 사상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정운 동지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지난달 26일 평양시 군중대회를 시작으로 28일 북한 대부분의 시, 도에서 ‘자위적 핵보유국 경축 군중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에는 핵보유를 자축하는 축하공연과 군중무도회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음날 29일 오전 회령에서 ‘핵보유국의 긍지 높이 강성대국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기적을 창조하자!’는 목적의 시당 전원회의가 조직된 사실이 확인됐다.

소식통은 “처음 전원회의가 소집될 때는 ‘핵보유국이 된 긍지를 안고 강성대국 건설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자’는 강연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강연 내용은 ‘핵보유국에 후계자까지 모시게 되었으니 두려움 없이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을 다그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강연자가 후계자란 말을 직접 거론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직접 후계자라고 부르지는 않았지만, 다들 김정운을 후계자로 알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강연이 후계자 찬양 내용이라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탈북지식인 단체인 NK지식인연대도 전날 “북한 당국이 김정운 후계자 추대를 공식화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5월30일 양강도 당 회의실에서 ‘김정운 동지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의 유일한 후계자로 추대하는 사업을 전당적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유급 당일꾼들의 협의회가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시당 책임비서 강연에서는 김정운에 대해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남다른 정치적 지도력과 경제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우리의 혁명무력을 다지는 데서 빛나는 공헌을 쌓은 위대한 장군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 “김정운이 장군님(김정일)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그가 셋째 아들이며 후계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김정운을 ‘36살의 젊은 장군’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김정운의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통해 여러 차례 전해진 내용이다.

이러한 나이 부풀리기는 북한 당국이 김정운을 공식적인 후계자로 추대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고 업적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김정운의 나이가 삼십대 중반이란 소문은 지난해 12월 중순 김정일의 자강도 현지 시찰을 수행하면서 간부들 속에서 흘러나온 내용이 세간에 확산되면서부터다.

‘핵실험’의 성과를 자축하는 군중대회에 이어 ‘김정운 동지를 따라배우자’는 강연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볼 때 몇 달 사이에 이뤄진 북한의 로켓발사와 핵실험 등의 연쇄 도발은 김정운 후계 추대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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