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일성-정일 초상화 넣어 5천원권 新화폐 발행



▲북한이 2009년 화폐개혁 당시 새로 발행한 5000원권 화폐 앞면.

북한이 기존 최고액권인 5000원권에 김일성-정일 초상화를 삽입한 새로운 화폐로 발행하면서 2017년까지 모두 교환해 갈 것을 지시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기존 5000원권 화폐는 김일성 초상화만 있었으나, 김정일 초상화를 추가한 것은 김 씨 일족(一族)에 대한 우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직장에서 아침에 기관장이 두(김일성-김정일) 분 상이 모셔진 새로운 5000원권을 2017년까지 바꿔주니 돈 바꾸겠다고 난리를 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5000원권까지 모두 회수하는 것이 이번 방침”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새로운 5000원권이 나온다는 소문은 지난주부터 시장에서 돌기 시작해 부기(회계)원들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아직 새로운 화폐가 유통되지는 않고 있으며, 2017년까지는 같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역 은행 관계자가 1주일 전에 인민반장들을 모아놓고 5000원권이 바뀔 것이라고 얘기했다”면서 “김일성-김정일 상이 모셔질 것이니 인민반원들에게 돈 관리를 잘할 것을 지시했다”고 알려왔다.

북한은 2005년 최고액 화폐로 젊은 시절 김일성 초상화가 들어간 5000원권을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2009년의 화폐개혁을 통해 구화폐의 김일성 초상화를 ‘태양상’으로 교체했다. 또 당시 기존 100원권과 1000원권의 김일성 초상화를 다른 그림으로 대체됐다.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 같은 말이 시장에서 나오면서 하루 동안 환율이 1500원 정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5000원권을 받지 않으려는 판매자와 5000원권으로 상품을 사려는 구매자 간의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돈벌이를 위해 협잡꾼들이 퍼트린 소문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주민들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주민들은 “이제껏 살면서 당국의 말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돈을 모두 새것으로 바꿔준다는 말도 믿을 수 없다”면서 “5000원 지폐를 다 바꿔준다는 것은 지난번(2009년 화폐개혁 때)처럼 채 바꾸지 못하면 다 태워버릴까 두려워서 미리 침을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2009년과 달리 금액의 전부를 바꿔준다는 말에 조금은 안도하고 있다”며 “5000원권에 수령님(김일성) 초상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그때(2009년 화폐개혁)처럼 무자비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반응이 상반되자, 기관이나 직장에서는 주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려는 듯 5000원권 지폐는 전부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지금까지 인민들한테 한 약속을 그대로 지킨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지 않는다고 장담 못할 것”이라면서 “집에 있는 5000원권으로 일부 무더기 구매(사재기)를 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2009년 당시 인플레이션과 재정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환비율을 구화폐와 신화폐를 100:1로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로 한 순간에 돈이 휴지조각이 되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의 이번 조치와 관련, “김정은이 자신의 시대를 본격화하면서 김정일을 확실하게 우상화해야 자신의 위상도 올라가고 효심이 깊은 지도자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우상화함으로써 백두혈통의 정통성이 자신에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