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양건 통전부장 왜 서울 오나?

▲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북한 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내일(29일)부터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한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28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중간 평가하고 향후 추진 방향을 협의하며, 남북협력사업 관련 현장시찰을 목적으로 김 부장을 초청한 바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북측이 27일 저녁 김 부장을 포함한 5명이 이번 달 29~12월1일까지 3일간 공개 방문한다는 의사 전달해 왔다”며 “저와 김만복 국정원장은 남북정상회담과 남북총리회담 기간에 북측에서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김 부장의 서울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의 서울 방문을 요청한 것과 관련, 이 장관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그동안 발전 과정을 거쳐 상당히 새로운 단계 접었고, 북미관계도 적극적인 변화단계 들어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측에서 남북관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우리측을 방문하는 것은 여러면에서 좋다는 판단 아래 초청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김 부장이 방문할 경우 공개적인 방문이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 부장의 서울 방문을 놓고,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상선언 이행을 위해 관련 시설을 방문한다지만 관련 사업에 전문성이 없는 통전부장이 현시 시설을 둘러보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남한 대선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북측의 대남사업 책임자인 통일전선부장이 공개적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이번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이 남한 대선에 관심이 큰만큼 통전부장이 직접 분위기를 살펴보려는 것일 수도 있다”며 “각 당 후보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캠프 관련자들을 직간접적으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사전 협의 차원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부터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국방장관회담에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예상 외로 “북남 수뇌분들이 밝힌 ‘종전선언’을 위한 군사당국간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한 김정일의 메시지를 가지고 왔지 않겠느냐는 것.

김 부장은 김 국정원장과 함께 지난 7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남측에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김 부장은 회담 성사뿐만 아니라, 양측 정상간 회담에서도 김정일 옆에 단독으로 배석해 두터운 신임을 확인했다.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남한 방문은 2000년 ‘6.15공동선언’ 직후인 9월, 당시 김용순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제주도를 방문한 이후 두번째다.

이 장관은 “이번 기간에 고위 당국자 및 경제인을 만나 정상선언 이행문제를 협의하게 될 것”이라며 “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조선협력단지 건설. 3통(通) 문제 해결 등 경제협력사업에 필요한 현지를 시찰함으로써 공감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부장 일행은 개성을 경유해 서울로 들어오는 육로방문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일행은 내일 오전 9시30분께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서울에는 10시30분께 도착할 예정이다. 영접은 이관세 통일부 차관과 서훈 국정원 제3차장이 한다.

김 부장의 청와대 방문 가능성에 대해 이 장관은 “김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자격은 아니다”면서도 “대통령 일정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방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또 “구체적 일정은 내일 이들이 도착해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며, 김 부장에 대한 남측의 카운터파트는 저와 김만복 국정원장”이라며 “첫 날 공식 회담도 저와 김 부장 사이에 열리고 이후에 김 국정원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북핵문제와 인권문제가 회담 의제로 논의되느냐’는 질문에는 “내일 김양건 부장 일행이 서울에 도착하는대로 구체적인 논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김양건 부장과 함께 내려오는 북측 인사는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과 원동연 아태위 실장, 강수린 아태위 실장, 이 현 아태위 참사 등 5명이다. 이들의 숙소는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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