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양건 訪南…김정일 ‘메시지’ 있나?

북한의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일행 5명이 남북정상선언 이행과 관련 경제시설 방문 목적으로 29일 오전 서울에 도착, 남한 방문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 45분경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일행은 김 부장을 비롯한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 원동연 통전부 실장, 강수린 통전부 실장, 이현 통전부 참사 등 5명이었으며 김 부장은 검은색 코트 차림에 밝은 표정이었다.

이날 CIQ에서는 이관세 통일부차관과 서훈 국정원 제3차장이 나와 김 부장 일행을 영접했으며 반갑게 악수를 한 뒤 20여m 떨어진 귀빈실로 이동해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 부장은 “마중나와 줘서 반갑다”며 “서울에는 첫눈이 언제 왔느냐, 날씨가 춥다고 해 걱정했는데 많이 풀린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김 부장 일행은 이 곳에서 약 15분 정도 머문 뒤 숙소인 서울 워커힐 호텔에 10시40분께 도착했다.

북측 통전부장으로는 2000년 9월 김용순 노동당 대남비서 겸 통전부장 이후 두번째다. 김 부장은 이날 이재정 장관과 회담을 갖고 ‘남북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문의 이행문제를 비롯해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귀환일인 12월1일에는 김만복 원장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이재정 장관은 28일 김양건 부장의 방남에 관한 브리핑에서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의 초청에 의한 방문이고 공식 상대도 통일장관과 국정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통전부는 내각이 아닌 노동당 소속으로 남북간 접촉, 교류, 경협, 첩보 활동 등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부서로 사실상 우리의 통일부와 국정원 일부 기능을 혼합해 놓은 성격을 띄고 있다.

이 장관 외에 김만복 국정원이 김 부장의 카운트파트로 나서는 이유는 국정원이 대북문제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김 부장과 함께 지난 7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9월 제주도를 방문했던 김용순 부장의 상대역은 임동원 당시 국정원장이었다. 때문에 당시 국정원과 통일부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통전부 입장에선 내각의 한 부처인 통일부보다 대통령의 직속기관으로 과거부터 대북관계에서 실력을 보여온 국정원을 파트너로 선호한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의 대북사업을 통일부가 총괄하고 위상도 높아짐에 따라 북측이 이에 맞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부장의 갑작스런 서울 방문을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정상선언에서 합의한 바 있는 ‘종전선언을 위한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일의 메시지를 가지고 왔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남한 대선을 불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과 관련한 정보 파악과 함께 차기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위해 각 캠프 관계자들과의 접촉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사전 포석이란 관측도 있다.

김 부장 일행은 낮 12시 김만복 원장 주최 오찬에 참석하는 데 이어 오후 2시부터 인천 송도 신도시를 방문한 뒤 호텔로 돌아와 이재정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어 오후 9시부터 이 장관과 김 부장은 워커힐 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정상선언’과 총리회담 합의사항의 이행 방안과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한 현안을 논의한다.

방문 이틀째인 30일 오전 거제도 대우조선소를 시찰한 뒤 부산으로 옮겨 부산시장 주최 오찬에 참석하고 부산세관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해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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