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업소도 장마당 이어 시장화 될 것”

북한 기업소(공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가 약화되고 자율권이 확대되면서 장마당(시장)에 이어 또 다른 시장화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양운철 수석연구원위원은 최근 발간된 ‘세종정책연구’에 게재한 논문에서 “북한의 경제체제는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충분히 증명되었다”며 “따라서 개혁이 늦춰질수록 경제는 성장의 잠재력을 손실해 종국에는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는 경제 붕괴의 상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의 기업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비국유 부문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국영상점의 기능이 거의 마비되어 일반 소비재 상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종합시장 등에서 상품을 구입하면서 적어도 소비품의 경우 시장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사회주의 물자 교류 시장도 허용되어 생산에 필요한 재화의 거래도 일부 이루어지고 있다”며 “아직은 북한 정부가 이러한 경제 활동을 감시, 통제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기업소 자율권이 더욱 확대되어 또 다른 시장화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개선을 위한 시험적인 시도들이 있지만 근본적인 계획경제에 대한 집착이 발전의 싹을 누르고 있다”며 “공장 노동자들에게 인센티브와 자율권을 제공하는 경제정책을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제정책이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에 적대적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기업소는 경영혁신이나 생산성 제고보다는 우선 공장을 작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다양한 편법을 파행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사회주의 경제에서 정부가 보조나 긴급원조 등을 통해 기업의 손실을 보존하는 ‘연성예산제약’의 적용을 들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경제는 1980년대부터 침체를 거듭하고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경험하면서 국가의 지시와 감독의 영향은 크게 감소했다”며 “경제난으로 많은 기업소가 중앙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각 기업소들은 생존 자체가 최우선 목적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일방적으로 지시받던 수동적 생산방식도 자체적으로 원자재를 조달하고 판매를 해야만 하는 능동적 위치로 바뀌었고 기업소의 자율권도 점차 강화됐다”며 “이 과정에서 실무적인 공장지배인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강화되었고, 당조직은 과거보다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 전략적으로 중시되는 기업소는 상당한 연성예산제약을 지니고 있다”며 “계획당국의 독점적 지원을 받는 기업소는 상대적으로 다른 기업소들의 존재를 위협하게 되고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정치적 당위성을 우선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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