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기근해결, 정치체제 바뀌어야”

한국의 대북 직접 식량지원은 북한 정권의 식량난 자구 책임을 회피하게 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원조한 식량의 분배 투명성을 방해하는 결과를 빚고 있으므로 한국의 대북식량 지원도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야 한다고 미국북한인권위원회(UCHRNK)가 1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스티븐 해거드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마커스 놀랜드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연구원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자신들이 공동작성한 북한의 ’기아와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한에서 1990년대 중반 대기아 사태 후에도 식량난이 10년동안 만성화한 것은 그 원인이 자연재해나 사회주의권 붕괴 등 외부요인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이 정부에 요구하지 못하고 정부가 주민의 필요를 무시해도 되는” 북한 정치체제 때문이라며 “기근과 인권간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역설하고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부족은 외국 원조만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정치체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인도주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성과 타당성이 없다”며 식량지원 등 ’인도주의적 개입’을 계속하면서 식량지원 창구의 단일화 등을 통해 인권개선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국의 대북식량 지원의 문제점과 관련, 이들은 “한국은 북한 식량 부족분의 50%, WFP가 대북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물량의 90% 가까이 되는 막대한 식량을 지원하고 있으나 정말 필요로 하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는지 분배 투명성 감시체제 확보는 소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WFP는 원조식량이 본래 지원 대상인 도시빈민이나 동북지방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투명성 감시체제 강화를 북한 당국에 요구하고 있으나, ’투명성있는 곳에 지원한다’는 WFP의 압박이 한국과 중국의 ’무조건적인’ 지원 때문에 방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조식량의 25-30%가 도시빈민 등에게 돌아가지 않고 중간단계에서 시장 등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고, 이 때문에 농민이나 당간부 등과 같이 달리 식량을 구할 길이 없는 도시빈민은 시장에서 비싼 값을 주고 식량을 구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투명성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조식량의 전용 논란과 관련, 이들은 “중앙정부가 군대와 당간부용으로 빼돌리는 식의 전용보다는 지방정부의 중간 배급단계에서 시장으로 전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군대는 북한 자체 생산 식량과 중국 지원 식량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조식량의 시장 전용이 식량의 시장가를 낮추는 효과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북한의 90년대 중반 대기근으로 인한 사망자를 “북한 당국은 22만여 명, 한국의 비정부기구(NGO)인 ’좋은 벗들’은 350만 명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북한 전체 인구의 3-5%인 60만-1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외부의 원조식량이 북한에 들어가자 “북한 당국은 1998년부터 해외식량 구매를 거의 하지 않고, 그 돈으로 미그기 40대와 사치품을 사들이는 등 주민을 굶주리게 하지 않아야 하는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의 책임있는 행동을 압박하기 위해 식량지원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의 시장경제 개혁 논란과 관련, 이들은 “북한의 시장은 2002년 정부의 경제개혁 정책에 의해 출현한 게 아니라, 대기아 사태 때 주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물물교환 등을 하면서 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라며 “북한 당국은 처음엔 이를 범죄로 취급, 단속했으나 결국 2002년 현실을 수용하게 됐다”고 지적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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