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통제 강화…南, 진상조사 재촉구

북한이 3일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불필요한’ 남측 인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면서 합동조사단 수용을 거부한데 대해 우리 정부가 북측이 “납득할 수 없는 조치”를 취했다며 유감을 표시하는 등 남북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둘러싸고 또 한번 강경 입장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북측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고 남측은 인내심을 갖고 진상조사에 대한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를 기다릴 것이라며 여운을 남겨 남북관계 경색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극한상황으로는 치닫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8~9일 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중국측의 안배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자연스럽게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서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3일 새벽 조선인민군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특별담화를 통해 진상규명을 위한 남측의 현장 조사 요구를 재차 거부하고 “금강산 관광지구에 체류중인 ’불필요한 남측인원’을 모두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이와 함께 금강산지구에 들어가는 남측 인원과 차량들에 대해 군사분계선 통과를 보다 엄격히 제한.통제하며 앞으로 금강산지구의 관광지와 군사통제구역 안에서 나타나는 “사소한 적대행위에 대하여(서도) 강한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측은 이번 담화를 통해 지난 1일 금강산 사건 정부합동조사단의 모의실험 결과와 남북합의서 위반 주장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담화는 “당시 전투근무중에 있던 우리 군인은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으며 “그의 신분을 확인할 목적으로 여러차례에 걸쳐 서라고 규정대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을 일방적으로 중지하고 “무분별한 반공화국(북한) 대결 소동”에 매달리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엄중한 도발행위”에 대처해 “위임에 따라” 금강산관광에 대한 통제조치를 강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이날 오전 김하중 장관 주재의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북한의 의도와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하고 남북출입사무소, 현대아산 등에 대해 관련 상황을 통보해 추가 상황에 대비하도록 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고 6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8~9일 베이징 올림픽 방문 문제와 함께 금강산 문제에 대한 대책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이날 오후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북한이 금강산 관광객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진상조사에는 응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누가 봐도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남북관계 뿐 아니라 국제관례로 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번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관광객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강산에 관광객을 보낼 수 없다”며 북측이 진상조사에 조속히 호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금강산 지구에 체류하는 사람이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 강제로 추방하는 것은 분명한 합의서 위반”이라며 “북측이 금강산 지구내 체류 인원에 대해 추방할 권리는 없으며 무슨 근거로 일방적으로 추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우리는 인내심을 가지고 진상조사에 대한 북한의 성의있는 조치를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북측에 베이징 올림픽 공동입장을 촉구하며 “우리는 이러한 현안에 대하여 북한이 성의있는 조치를 조속히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이 대통령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참석한다는 점을 감안,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도 읽혔다.

한편 정부는 북측 체류인원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현대아산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중이라면서 현재까지 북측의 남측 인원 추방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금강산에 체류중인 남측 인원은 금강산 관광사업 관리를 위한 현대아산 관계자 47명, 골프장 관련 사업자 및 협력업체 직원 150명, 금강산 면회소 관련 사업자 16명, 온정각 식당 운영자 등 기타 사업자 49명 등 262명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