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청사진 공개…”누가 투자하겠나”

북한이 금강산 지역 60㎢를 국제관광지 겸 비즈니스 지역으로 계발한다는 1단계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북한은 28일부터 내달 2일까지로 예정된 금강산특구 시범여행단에 이 같은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이 금강산특구 시범여행을 추진하면서 관련 청사진을 공개할 경우 금강산 재산 압류 문제로 인한 남북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청사진 공개는 남측을 겨냥한 ‘압박용’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의 투자계획 발표는 오히려 국제적 관례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불량국가’ 이미지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한국 정부나 현대아산의 입장과 상관없이 자기들 나름대로 금광산 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 투자유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측의 외자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의 박철수 총재는 28일 금강산특구 시범여행단 출발에 앞서 금강산특구법에 따른 금강산 개발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1단계 특구지역인 60㎢에 대해 인프라, 에너지, 전력 등 기초시설 건설투자는 특구관리위원회가 주도하고 기타 관광시설 등의 투자는 희망하는 국가별로 구역을 나눠 자체 개발을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기본적으로 무관세를 원칙으로 하되 각 국이 운영하는 시설에 대해 영업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강산특구 부근 군사비행장을 민간공항으로 개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특구는 북한의 다른 지역과는 철저히 격리하면서도 특구에 대한 외국인의 입출입은 완전 자유화한다는 계획이다.


북측은 또 특구에 골프장을 7∼8곳 짓고, 카지노와 경마장 등도 유치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북측은 우선 라선특구와 금강산특구를 여객선으로 연결하는 코스를 축으로 미국·일본·유럽·중국·홍콩 등의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나아가 철도와 고속도로를 이용한 금강산-평양-베이징 코스로 중국 관광객의 금강산 방문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북측이 금강산국제관광특구위원회, 라선특별시인민위원회,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주최로 이날 라선을 방문해 배편으로 금강산을 찾고서 다음달 2일 다시 라선으로 돌아오는 금강산특구 시범여행을 실시하는 것도 이 같은 계획에 따른 행보다.


이번 시범여행에는 미국·러시아·유럽·중국·일본 등의 투자기업과 중국 동북3성 대표단, 그리고 미국의 AP와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영국의 로이터, 일본의 아사히신문, 홍콩의 봉황TV, 중국의 환구시보 및 CCTV, 동북3성의 언론매체 등이 대거 참석한다.


이에 대해 박 연구위원은 “일부 중국과 미·일 관광업체들이 호기심에 시범여행에 참가하고 있지만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국제적 관례나 해당국과의 약속을 번번이 어겨온 북한에 누가 투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북측이 최근 금강산특구 내 남측 재산을 법적으로 처분하겠다고 밝히고 현대아산을 포함해 관련 기업 직원을 모두 추방해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 같은 청사진이 공개될 경우 양측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측은 지난 22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금강산 내 남한의 모든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단행한다”면서 금강산특구 내 남측 성원들도 72시간 내에 나가라고 밝혔고, 이에따라 관련 인원이 모두 철수한 상태다.


우리 측은 북측의 이런 처분에 대응해 국제사법재판소(ICJ)나 국제상사중재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제소 등을 염두에 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북측과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 정부와 현대아산에 ‘고개 숙이고 들어오라’는 압박차원에서 시범여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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