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개성관광 접촉제안 왜 나왔나

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남한과 미국에 대해 잇따라 대화 제의를 내놓고 있다.


사실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년사라고 할 수 있는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이미 그같은 의지를 피력한 만큼 어느 정도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은 많았다.


하지만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그 속도와 호흡에서 가히 `대화 공세’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먼저 북한이 지난 11일 발표한 외무성 성명을 보면 그 표현이 매우 직설적임을 알 수 있다.


“조선전쟁(한국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들에 정중히 제의한다”는 요지의 이 성명에서는, 북한을 둘러싼 대다수 현안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적극성이 금방 읽혀진다.


그리고 불과 사흘 후 이번에는 남한에 대고 금강산과 개성관광 접촉을 갖자고 불쑥 제안한 것이 아무래도 평소와는 다른 기류임이 분명하다.


새해 들어 북한이 이처럼 서두르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난 등 내부 문제를 자력만으로 풀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한,미국과 대외관계를 먼저 풀지 않고는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호언장담하면서, 김정은 후계구도 다지기에 나선지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그런 북한 입장에서 최급선무는 경제난 타개와 주민생활 안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진단이다.


북한은 작년 하반기 이후 이런 목표를 자력 달성하려고 나름대로 분주히 움직여왔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화폐교환, 외화사용 금지, 경공업 부흥 독려, 종합시장 폐쇄 등 개혁에 가까운 일련의 조치들을 숨가쁘게 단행했다.


하지만 북한이 그런 자구책만 갖고는 직면한 제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무엇보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국가.사회적 인프라가 이런저런 `충격’을 견뎌낼 만큼 튼튼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14일 북한이 내놓은 금강산 및 개성관광 접촉 제안에서는 상당한 다급함이 감지된다.


아울러 이 제안은 미국과 남한 사이에서 북한이 현실적으로 `우선 순위’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정책적 비중만 보면 북한 입장에서 평화협정과 비핵화 문제를 줄다리기해야 할 미국을 능가할 나라는 없다. 남한도 예외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당장 미국과 대화채널은 `6자회담’이란 걸림돌에 막혀 있다. 미국의 강경한 `선 6자회담 복귀’ 요구에 어느 정도라도 부응하지 않고는 완전한 가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진퇴양난의 북한으로서는 아직 더 고민이 필요한 대목인 셈이다.


반면 남북관계는 쉽게 풀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그 단초로 북한은 1년 이상 폐쇄됐던 금강산과 개성 관광 루트를 다시 여는 카드를 선택한 듯하다.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현재 북한이 가장 목말라 하는 `외화’ 벌이의 원천이라는 점도 당연히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화폐개혁, 외화사용 금지와 같이 전격적인 조치까지 동원해 가며 재정 확충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북한에게 금강산과 개성관광은 상대적으로 `쉬운 길’일 수 있다.


만약 북한 뜻대로 이번에 금강산과 개성 관광 길이 다시 열린다면 북한이 올 들어 내건 국가 주도의 경제육성 기치를 살려 가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당연하다.


평화문제연구소의 장용석 연구실장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북한이 인민생활 향상을 최고의 과제로 제시하고 내부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도 천명했지만 그것만 갖고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 것”이라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외 관계, 특히 남한과의 관계 개선이 주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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