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권력 분산 우려 국방위 제1부위원장 폐지”

북한이 최근 헌법 개정을 통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설하고 제1부위원장 직위는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내나라’에 게재된 개정헌법에 따르면 국방위 체계를 기존 ‘국방위원장-제1부위원장-부위원장-위원’에서 ‘제1위원장-부위원장-위원’으로 개편됐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제107조 개정을 통해 이같이 국방위 직위를 개편함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권한과 관련한 91조 7절에서도 “국방위 제1위원장의 제의에 의하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위원들을 선거 또는 소환한다”로 개정됐다. 최고인민회의서 김정은은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북한이 제1위원장을 신설하고 제1부위원장 직위를 폐지한 것은 김정은이 제1위원장으로 추대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제1부위원장직은 제1위원장 직위와의 유사성으로 최고지도자 김정은 직위의 위엄을 다소 반감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에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제1위원장 다음 제1부위원장을 두면 제1부위원장에 권력이 집중된다는 인상을 준다”고 했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제1위원장, 제1부위원장의 직위가 있으면 헷갈린다”면서 “김정은 직위에 ‘제1’을 붙이면서 꼬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북한에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과 같은 이름을 쓸수 없다”면서 “이번 제1부위원장직 폐지는 북한 특유의 차별화전략으로 최고지도자와 일반간부들을 차별화하려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권력층들 사이에서 제1부위원장이 2인자로 부상한 듯한 인상을 주게 되면 김정은의 권력이 분산될 수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990년에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1992년에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국방위는 그동안 김정일, 조명록만이 제1부위원장 직을 맡았다.


김정일은 1990년 5월 제1부위원장 자리에 올라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장에 추대됐다. 조명록은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 선출돼 2010년 11월 사망 때까지 직책을 유지했다.


이밖에 북한은 기존 ‘김일성 헌법’을 ‘김일성-김정일 헌법’으로 명명했다. 서문에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공화국의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추대한다”는 문구를 삽입하고, ‘김일성 동지’로 시작되는 모든 문구를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로 바꿨다.


또한 “(김정일이)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였다”고 밝혀,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북한이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한 것은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고 있음을 내보여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대외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