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축회담’ 요구는 핵보유국 장기 선전전 포석

미국과 중국이 장기화되는 북한 발(發)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지만, 북한의 태도는 요지부동이다. 미국은 대화 조건으로 ‘선(先)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지만,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협상은 산 넘어 산이다.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오늘 조선반도에 조성된 일촉즉발의 핵전쟁 위험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제와 남조선 괴뢰호전광들이 몰아온 것”이라며 “반공화국 ‘제재’와 북침전쟁연습책동에 계속 광분하는 형편에서 북남 대화가 실현될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우주에 위성을 쏴올리고 핵보유를 선언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라며 “위성발사와 핵시험을 걸고 위반이니 뭐니 하며 제재소동을 일으킨 것은 엄중한 자주권 침해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남조선 당국이 진심으로 대화를 하려 한다면 지금껏 우리를 반대하여 벌려온 온갖 반공화국 도발책동을 당장 중지하고 그에 대해 철저히 사죄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남조선괴뢰패당의 반공화국 적대행위와 북침전쟁책동이 계속되는 한 대화와 북남 관계개선은 언제가도 실현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한미의 대화제의를 기회로 기존의 핵·미사일은 자위적 권리라는 주장을 합리화하고, 오히려 부당한 제재를 발동하고 한미연합훈련으로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그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한미의 선(先) 사죄론’은 아전인수격 사태 해석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이러한 반복된 ‘자위적 핵무장’과 도발 사과 요구는 북한의 핵보유국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장기적인 선전활동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성명에서 조건을 달고 나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중국과의 물밑 대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중국이 이르면 이번 주말 북한에 특사를 파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조율한 내용으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비핵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이를 거부하고 군축회담을 요구하는 북한이 대화에 나서더라도 ‘회담을 위한 회담’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데일리NK에 “북한은 핵을 포기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대화로 해결할 가능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 대화를 원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인다 하더라도 대화의 목표가 분명해야 하는데 지금 북한의 주장이 너무 어긋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으로서는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일관되게 북한이 핵을 가지는데 부담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핵화 회담을 거부하는 북한에게 명분을 주기 위해 징검다리 형태의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미북의 태도를 볼 때 현실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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