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인출신 “하루 세 숟가락 곡물 배급받았다”

▲ 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휴먼라이츠워치> 탐 말리노우스키 워싱턴 국장이 보고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rights Watch)는 북한 당국이 배급제를 재개하고 사적 거래를 금지하면서, 세계식량계획(WFP)의 원조까지 거부하는 조치로 인해 대량 아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휴먼라이츠워치>탐 말리노우스키 워싱턴 국장은 4일 프레스센터에서 ‘생존의 문제-북한 정부의 식량 통제와 기아위기’ 보고서를 발표하고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해 배급제 재개 이후 더 심각해지고 있으며, 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식량 위기가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리노우스키 국장은 “북한 정부는 배급 재개 등 90년대 중반 기아를 초래했던 정책을 최근 다시 실시하고 있다”면서 “세계식량기구 등 인도적 차원의 지원 식량을 받아들이고 신뢰받을 수 있는 배급제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기아 초래의 주된 이유는 국가가 배급제를 통해 식량을 통제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마저도 불공정하게 차별적으로 배급되고 있어, 특권층을 제외한 일반 주민들은 최소한의 지원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남한에 입국하거나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시민단체 활동가 및 북한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난이 최근 들어 가중되고 있으며, 군인들에게도 제대로 된 식량 배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北, 올해 30만톤 식량 부족

보고서는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이 식량에 대한 가공처리 기계, 운송수단, 적절한 저장 설비의 부족 및 쥐로 인해 추수량의 30%에 달하는 양이 손실될 것”이라면서 “2005년 10월에서 2006년 11월 기간에 15만 톤에서 30만 톤의 곡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인으로 복무하다 지난해 3월 탈북한 임모씨는 <휴먼라이츠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일반 병사들도 굶주리고 있다” 면서 “내가 근무하던 황해시에 있는 부대는 심각한 식량부족을 겪어 하루에 1인당 세 숟가락 정도의 곡물만 배급받았다” 고 증언했다.

무역회사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5월 탈북한 김모(여)씨는 “지난 1996년 이후 탈출 때까지 북한 배급제를 통해 식량배급을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97년에 최악의 식량난이 있었는데 전 가족이 굶어죽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으나, 사람들이 시장에서 곡물을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나아졌다”고 증언했다.

배급제 재개 이후 하루 500그램도 못 받아

보고서는 “세계식량계획은 2005년 11월 많은 주민들이 평균 목표인 일인당 하루 500그램보다 훨씬 적은 배급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곡물 거래가 금지되자, 주민들은 하루하루 궁핍을 견디는데 필요한 곡물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식량 배급은 북한에서 주민을 통제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이 오로지 직장과 학교를 통해서만 배급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체계는 주민들 전체를 꼼짝없이 복종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정부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우호 계층에 먼저 식량을 분배하고, 그런 다음 ‘전쟁대비 물자’로 일부 저장하고, 그런 다음에 겨우 나머지 계층에게 배급제를 통해 식량을 배급했다”면서 “이는 많은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을 겪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북한 정부의 사적인 곡물 거래를 금지시킨 것과 관련해 보고서는 “장마당은 공급 문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많은 사람들을 구했다”며 “현재로서 많은 수의 사람들이 또 한번 굶주림과 치명적 영양 결핍을 겪지 않게 할 유일한 단기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정부에게 “▲세계식량기구(WFP)의 식량공급 감시 활동을 허용하고 ▲전 주민에게 식량이 배급되어야 하며 ▲사적 곡물거래 금지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어린이, 임산부, 노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식량을 배급해야 하며 수형자들도 적합한 수준의 식량, 의료, 휴식을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남한 정부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권해야 하고, 식량권 및 인권을 보장하도록 공적, 사적 차원에서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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