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합의 이행 ‘입맛따라’..적반하장

북한이 지난 17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에 이어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의 `남북간 정치.군사 합의 무효화’를 선언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조평통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조선반도 정세는 남조선 보수당국의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의해 갈수록 긴장해지고 있다”며 모든 남북합의 사항들에 대한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그 탓을 남측의 `북남합의 파괴책동’으로 돌렸다.

이명박 정부가 과거 남북정상 간 합의였던 6.15 성명 및 10.4 선언에 대한 무조건 이행을 천명하지 않는 등 `냉정한’ 대북정책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현 정부 대북정책의 근간인 `비핵.개방 3000′ 입안자인 현인택 교수를 통일장관에 내정하는 등 남북경색과 이로인한 대남 강경책 표출의 책임을 남측 정부에 덧씌우고 있는 것.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오히려 군사분야의 남북합의사항을 무더기로 위반해 왔다며 북한의 주장이 설득력없는 `떼쓰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대표적인 남북합의 불이행 사례로 남북관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 내용을 들고 있다. 남북기본합의서와 불가침부속합의서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 금지와 평화상태가 이뤄질 때까지 정전협정 준수, 무력 불사용.불침략, 군사적 신뢰구축과 군비통제 협의 및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작년 4월 이후 남측 각료와 정책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까지 급격히 증가시켰고 1993년 이후 북한측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철수.폐쇄했다.

1996과 1998년엔 동해에 잠수함과 잠수정을 침투시켰고 1999년과 2002년에는 서해안에서 잇달아 도발, 연평해전을 유발했다.

1992년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핵무기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사용은 물론 핵 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2006년 사상 초유의 핵실험을 했고 재처리 시설은 물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갖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북한이 그토록 합의정신을 내세우고 있는 1, 2차 정상회담의 산물인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도 마찬가지다.

6.15 공동선언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북한은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국방장관회담도 7년 뒤에나 응했다.

10.4선언과 뒤이은 국방장관회담은 철도화물 수송, 남북관리구역 통행.통신.통관 등 3통(通) 군사보장 합의와 유해공동발굴 사업, 해상불가침 경계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문제 등을 협의키로 했지만 북한은 12.1 조치로 이를 부인한데 이어 대화까지 전면 거부하고 있다.

같은 해 7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재차 합의한 남북관리구역 3통 군사보장에 근거한 우리 군의 지원 제의에 대해서도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6.15 선언과 2차 장성급군사회담 등에 따른 군사실무회담 개최와 비무장지대(DMZ) 철도.도로 연결과 군사분계선(MDL) 일대 선전수단 제거 약속은 이행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측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던 선전수단 제거는 이행했지만 해상충돌방지 합의 이행은 저조하다”며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대부분 불이행하면서도 자신들에 유리한 합의사항만 선별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10월 한 달만 보더라도 남측은 서해 함정통신망을 통해 북측을 104회 호출했지만 북한은 단 한 차례 응답하는 등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군의 분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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