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적 조치’ 경고 전문가 진단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단장이 최근 서해교전과 관련해 13일 남측 단장에게 보낸 통지문에서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대응수위를 높인 데 대해 대내적으론 상처난 북한 `군심’을 추스르고 대외적으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대미용 성격이 강한 ‘말’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대미 대화기조 자체를 바꾸거나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있어 북미대화의 판을 깨는 실질적인 군사적 조치를 당장 취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으로 보면서도,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안정적인 상황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과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남북관계 차원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한반도 정전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있다. 즉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황의 부각을 통해 평화체제 문제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다.


   북한이 서해상 군사적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미 양자대화나 6자회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강도높은 대남 도발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지난 10일 이미 남북간에 한번 군사적 충돌이라는 행동이 있었으므로 이제는 성명이나 말을 통해 긴장국면으로 몰아갈 것이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은 이미 지난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때 대남기조를 유화쪽으로 바꿨다. 북한이 곧바로 냉.온탕을 왔다 갔다 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이제 미국과 대화를 통해 지원을 받고 대북 제재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한테 조문단도 보내고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남북 정상회담 제의도 흘리는 등 비교적 `착하게’ 대한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대화에 적극 나서지 않으니 북한이 남북간 긴장을 한단계 높여 미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우리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북미대화를 앞두고 무조건 긴장을 고조시켜 대화의 판 자체를 깨는 것은 북한에도 득이 되지 않는 만큼 실제 군사행동을 감행하기엔 한계가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의 최근 주장을 보면 ‘남쪽이 북미간 대화 진전을 막기 위해 긴장을 조성한다’는 것인데 비록 북한이 갖다붙인 구실이기는 해도 그 맥락 자체는 어느 정도 맞다. 즉 북미간에 잘 해보려는데 남한때문에 잘 안된다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번 발표도 그런 입장에서 보면 된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 = 사건 자체는 우연적으로 발생했을지라도 관련된 당사자는 다양할 수 있고 그 당사자들은 각자 입장에 따라 대응할 수 밖에 없어 북측 군부도 자신들의 입장을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군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대신 북한은 남한 `우익보수세력, 군부 호전집단’으로 여전히 비난 대상을 좁혀서 얘기했다. 이는 상황을 강경대치 국면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는 아님을 시사한다.


   북한은 이번에 패퇴했기 때문에 내부의 사기 진작, 선군정치의 정당성 확보, 주민 선전 등을 위해서라도 결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것이나 그같은 의지가 현실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세에도 영향을 받고, 실질적으로 남쪽에 피해를 가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느냐에도 좌우될 것이다.


   우리로선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해서 북한에 빌미를 안 주려고 노력해야 하며,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해야 한다. 상황을 키워서 도움될 것은 없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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