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분계선 통행 제한”…개성공단 중단?

북한군이 다음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전면차단 등의 ‘위협성 엄포’가 ‘실질적 조치’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 김영철 단장은 남측 군 당국에 보낸 전화통지문에서 “위임에 따라 오는 12월 1일부터 1차적으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하는 우리 군대의 실제적인 중대조치가 단행된다는 것을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밝혔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12일 전했다.

통지문은 이어 “현 북남관계가 전면차단이라는 중대 기로에 놓여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전면차단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앞서 통지문 명의자인 김영철 단장은 지난 6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실장 직함을 가지고 북한 군부 조사단 6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 입주 업체 및 기반 시설들을 실사하면서 입주 업체가 “철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북한은 지난달 2일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남측 민간의 대북 ‘삐라’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 및 개성관광과 관련한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암시한 바 있고, 지난달 16일 노동신문은 ‘남북관계 전면중단’을 언급하기도 했다. ‘말’을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일단 북측이 육로통행의 ‘전면 차단’이 아닌 ‘엄격 제한, 차단’ 조치라고 밝힘에 따라 당장 남측 금강산 체류 인원의 철수, 개성공단 출입 및 개성관광이 전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남측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조치의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남한정부의 입장’을 문제 삼았다. 통지문은 “역사적인 두 선언에 대한 남조선 괴뢰당국의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가 최종적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북한군이 이처럼 실질적 조치를 밝힘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선(先)대화 후(後)협상’ 원칙을 밝히고 있는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변화가 선행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도 단계별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단계적 조치로는 일단 ▲금강산 관광지구나 개성공단 내 체류인원에 대한 축소 ▲개성관광 중단 ▲개성공단 중단 등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개성관광은 달러 수입의 창구라는 점에서 당장 중단까지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개성관광은 오는 17일께 올해 누적 10만 명 돌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개성공단 역시 실질 수입원 차단, 미국의 대북인식 악화, 이후 복구가 어렵다는 점에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개성공단 등과 관련한 북한의 단계적 조치 중 가장 강도가 약한 조치”라며 “이미 당국자 출입은 차단돼 있고, 경협관계자 등 민간인의 출입에 대해서도 필요에 따라 받아 왔다. 이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이어질 수 있는 북한의 조치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두 번째 단계로 체류인원에 대한 일부 추방을 통한 최소인원 체류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 다음 단계로는 군사분계선 완전히 차단, 개성관광과 공단 중단조치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하지만 개성공단 진출 업체의 철수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주 수입원인 개성공단을 철수할 수 없을 것이고 차기 미국 정부에 나쁜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 완전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도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개성공단 사업의 영향 등 남북교류가 단기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연구실장은 “남한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에 따른 불만 표시에 이은 1단계 조치로 보여진다”면서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의 변화가 없으면 금강산 관광지구내 민간 체류 인원에 대한 철수나 개성공단 출입시간 제한 등의 2단계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가 더욱 악화되면 개성관광 중단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다만 “수입이 적지 않기 때문에 관광자체를 북한이 먼저 중단하는 조치는 당장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개성관광은 중단해도 쉽게 복원되지만 경협은 중단되면 복구가 어려운 만큼 개성공단 철수 등의 조치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성공단 중단은 북한이 고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