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량미 창고에 수확물 최우선 비축”

최근 북 당국이 식량 공급 1순위로 ‘2호 창고(전쟁대비 군량미 창고)’ 비축을 지시하고, 그 다음으로 인민군대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각 협동농장에 내리면서 정작 농민들에게 분배되는 식량은 고작 3~4개월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평양시 ○○군 양정사업소 관계자는 ‘데일리엔케이’ 소식통을 통해 “가을걷이가 마무리 되는 11월 말까지 최우선적으로 비어 있는 2호 창고를 전량 다 채우고, 인민군대 식량을 규정대로 공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2호 창고는 북한이 유사시 민간인 및 군대에 식량을 공급할 목적으로 각 시, 군마다 만들어 놓은 전쟁 비축미 창고로, 지역별로 양정사업소와 협동농장들에서 전쟁 예비물자 명목으로 거두어들인 식량을 비축해 두는 곳이다.

북한은 올해 극심한 식량난을 겪자 5월경부터 2호 창고 비축미를 사용해서라도 아사자가 나오지 않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군 당 조직과 행정위원회에서는 2호 창고 식량을 통해 인민군대와 특수 배급대상에 한해 식량을 공급했지만 4월부터 시작된 춘궁기 여파로 2호 창고에 비축된 식량마저 상당 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평양시 농촌경영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올해 예상 곡물 수확량이 약 550만t에 달하는 풍작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올해 생산된 곡물을 우선적으로 군대와 비축미로 사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와 시군 양정사업소에서도 식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급 양정사업소에 내려온 지시문은 ‘혁명의 주력군이자 나라의 기둥인 인민군대가 식량을 제대로 배급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적들의 침략 책동에 만반의 대비를 하기 위해서 비축미 목표를 단숨에 달성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전시 비축미와 인민군대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하라는 지시를 각급 농촌경영위원회가 그대로 이행할 경우 향후 수확량 상당 부분이 군 관련 보급에 쓰일 가능성이 커졌다. 그 만큼 농민들에게 돌아갈 몫은 줄어들게 된다.

소식통은 “추수가 시작되면 군대가 농장에 배치돼 보초를 서고 수확된 곡물들을 관리하기 시작한다”면서 “농민들은 가을(추수)을 하기 전에 논에 들이 닥쳐 여문 쌀이나 옥수수를 미리 훔쳐서라도 내년 먹을 식량을 확보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올해 당국과 농민들 간에 식량 쟁탈전이 더욱 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친척방문을 나온 평안북도 주민도 기자를 만나 “지난해는 수해 때문에 농장에서 기껏 150kg을 분배 받았다”며 “가족이 4명인데 넉 달 식량도 안 된다. 올해 농사가 잘됐다고 기대들을 했는데 이마저도 걷어가지 못하면 죽기 살기로 야밤에 농장에 들어가 도둑질을 할 도리 말고 뭐가 있겠냐”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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