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친선전람관은 요새화된 전시장”

북한 당국이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에게 보낸 각국의 선물을 전시하고 있는 평안북도 묘향산의 국제친선전람관은 요새와 다름없으며 최근의 화해 분위기를 반영하듯 남한 제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의 마크 매그니어 베이징특파원이 묘향산 현지를 답사한뒤 작성한 기사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에게 보낸 21만9천370점과 김정일 지도자에게 보낸 5만3천419점 등 모두 27만2천789점이 전시된 국제친선전람관은 평양 북쪽 묘향산 계곡의 지하에 건설돼 있다.

약 200개의 전시실을 갖춘 이 전람관은 겉보기에 전통 양식의 한옥 형태이지만 4.5톤 무게의 묵직한 출입문 양쪽에는 중무장한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고 폭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지하 깊숙이 건설돼 있는 등 사실상 요새와 같다.

대리석 바닥을 보호하기 위해 관람객들은 천으로 만든 신발싸개를 신어야 할 정도이지만 모든 전시물을 빠짐없이 보기위해서는 1년6개월이 소요될 만큼 워낙 잡다한 물건까지 전시하다보니 “월마트에 온 것과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는 지적도 있다.

5년 경력의 안내원 박혜심씨는 이에 대해 “물건의 값어치와 상관없이 오직 전세계인의 마음을 헤아리기 때문에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시품중에는 특히 무기들이 눈에 띄는데 라오스에서 보낸 권총과 잠비아에서 온 기관총, 러시아산 엽총 등이 있다.

또 스탈린이 1945년 8월 선물했다는 철도 객차와 수년후 이를 본떠 마오쩌둥이 보냈다는 객차,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보낸 박제 곰,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의 악어가죽 가방, 브레즈네프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모형도 있고 올브라이트 전 미국무장관의 유리그릇, 카터 전 대통령의 소형 접시 등도 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는 남한에서 보내온 전자제품, 가구, 골프채 등이 2개의 전시실을 가득 메워 최근의 남북한간 해빙 무드를 짐작케 한다.

한편 한 안내원은 “유엔은 이곳을 `세계유산등록지(World Heritage Site)’로 지정할 것을 고려중이다”고 소개하기도 했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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