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사회 제재 핑계로 ‘4차 핵실험’ 감행할 수도”

북한이 외무성을 내세워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31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대대적 해상사격을 실시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날 북한이 쏜 포탄 일부가 NLL 이남 지역에 떨어지면서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이뤄졌고, 백령도·연평도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이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 시작과 함께 단거리 방사포, 로켓, 노동계열인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긴장 수위를 한껏 높였고, 최근 위협 수위를 한 단계 상승시키기 위한 의도된 행보라는 것이다. 

또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드레스덴 통일 구상’에 대해 평가절하하고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통해 재확인된 국제사회의 ‘북핵 불용’에 대한 협력·공조 강화에 반발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조성해 향후 있을 대화에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언급하는 등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현재 조성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불리한 상황을 타파하고 제재 국면을 탈피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북한은 과거 3차례의 핵실험 사례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또는 성명)→북한 외무성 성명→북한 핵실험’의 패턴을 반복해왔던 만큼 이번 외무성 성명이 4차 핵실험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소형화 등 핵무기 능력 제고를 위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핑계로 4차 핵실험 등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

◆김태우 전(前) 통일연구원장

한반도에서 실시되는 독수리훈련과 쌍용훈련 등에 대해 가만히 있으면 무력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향후 있을 남북 회담에서 불리할 것 같으니 무력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에서 불신이 만연되어 김정은이 믿을 만한 구석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 알리는 데 군과 핵무기를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으로도 읽혀진다.

북한이 핵실험 하기 전에 항상 외무성을 통해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번에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 유엔의 미사일 발사 규탄성명에 반발하는 형식으로 이번 외무성 성명이 발표됐는데, 북한은 현재 소형화 등 기술적 진전을 이루려는 동기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런 국제사회의 제재를 핵실험의 명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 같다. 

독수리 훈련 끝날 때까지는 남북대화 없이 경색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훈련 이후에 우리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대북 제의’를 바탕으로 북한에 대화 제의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 볼 수 있고 정책 결정에 대해서도 북한을 시험에 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대성 세종연구소 소장

북한 김정은은 내부적인 이완 움직임을 타파하고 체제 유지와 옹호 차원에서 군부 긴장을 유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또한 최근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압박,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과 함께 갈수록 핵보유에 대한 명분이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국면전환을 이끌기 위한 전술을 편 것이다.

최근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진행했는데 성능 실험에 대한 의도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이렇게 긴장을 조성하면서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4차 핵실험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서도 남한이나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제안에 대해 유불리를 따지는 작업은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측면에서 국제사회는 이 같은 북한의 긴장 조성 전술을 북한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하는 계기로 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최근 핵안보정상회의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등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수세에 몰리고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고 ‘내 갈 길 가겠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적 도발로 보인다. 또한 중국까지 핵실험에 대한 우려를 표명에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향후 있을 대화에서 협상력 제고를 꾀하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4월 초까지 산발적 도발 형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반에는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와 김일성 생일 등 정치적 일정이 많은 만큼 내부적인 문제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4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중국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국가로 나아가려는 김정은이 돌이킬 수 없는 무모한 선택을 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