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법 준수 외양으로 `정상국가’ 강조

북한이 최근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과 로켓 발사 등 세계의 이목을 끄는 중요 사안을 다루면서 종래와 달리 국제법과 규범을 준수하고 있다고 연일 강조하는 것은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조치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포석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로 출범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직접 대화를 계속 시도하면서 `기싸움’을 하고 있는 북한이 장차 미국과 더 큰 협상을 앞두고 절차적 문제로 책잡히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한 측면도 있다.

북한은 3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조사과정 영사접촉, 대우 등은 유관 국제법들에 부합되게 하고 있다”며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음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2일엔 “시험 통신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2호’를 4월 4∼8일 사이에 발사할 것이라며 궤도 좌표 등을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했으며 우주천체조약과 `우주물체등록협약’ 등 국제 우주조약들에도 새로 가입했다.

북한 대내적으로, 지난달 11일 새 인민무력부장에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총참모장에 리영호 평양방어사령관을 임명하면서 국방위와 당 중앙군사위의 결정 형식으로 공식 발표한 것도 이례적이다.

종래는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에 나오는 호칭 등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인사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북한이 억류 미국 여기자들을 조사해 재판에 넘기는 정식 사법절차를 밟는 것도 그동안 보지 못하던 일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31일 “이제까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정상 국가’가 아니라고 비판해온 데 대한 북한 나름의 대응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은 절차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행동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자신들을 향한 외부의 비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여전히 북한에서 정책의 결정과 집행은 제도보다 최고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좌우된다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의 행동은 “외부 세계를 의식한 보여주기 성격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국제적 절차나 관행을 따르는 게 주된 목적이라기보다는 미국과의 큰 협상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본격 협상도 하기 전에 책잡히지 않기 위한 행동”으로 봤다.

한편 북한이 미국 여기자들에 대한 기소 방침을 31일 오전 2시에 발표하는 등 최근 대외적으로 중요한 입장 발표를 늦은 오후나 새벽에 발표하는 것은 미국 워싱턴의 활동 시간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의 아침이나 낮 시간대에 입장을 내놓으면 미국이 즉각 반응을 내놓는 패턴이 되풀이 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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