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기구 식량지원방식 `전환’ 요구 배경

북한이 세계식량기구(WFP)에 대해 식량지원방식을 ‘긴급구호방식’에서 ‘개발복구방식’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북한의 이같은 요청은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이해된다.

첫째는 그동안 국제사회와 남측의 식량지원으로 어려운 고비는 넘긴 만큼 일회성 지원이 아닌 북한 농업의 체질 개선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올해 들어 남측에 대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선 농업 등에 대한 개발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19일 끝난 남북농업협력위원회에서 남북 양측은 ▲현대적 종자생산 및 가공.처리.보관 ▲축산.과수.채소.잠업.특용작물 등 각종 농업분야에서 협력 ▲우량 유전자원 교환과 육종 등에 합의했다.

남북간 농업협력이 비료지원이나 쌀지원 등 단순지원에서 개발협력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이 회의에서 북측은 남측의 조속한 협력을 요청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농업뿐 아니라 북한은 남측에 대해 경공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광물자원의 거래를 제시하는 등 산업 전반의 개발지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WFP에 대한 요청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둘째는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시들해지는 대북지원 열기도 북한이 지원방식을 요청한 배경 중 하나로 분석된다.

1995년부터 북한에 식량지원을 시작한 WFP는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1년 가장 많은 양인 93만6천994t의 식량을 북한에 전달했다.

그러나 WFP의 지원은 2002년 41만1천754만t, 2003년 29만3천408t, 2004년 29만4천464t으로 줄어들었고 올해 9월 현재 17만568t을 북한에 지원했다.

정부 당국자는 “통상 긴급구호 방식의 지원은 2∼3년간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처럼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국제사회가 단순 대북지원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긴급구호성 원조가 모아지지 않는 가운데 올해 5월 국내외 민간단체(NGO)와 유엔 산하기구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대북협력 국제NGO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원조가 인도적 지원에서 개발협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도 분배투명성 감시를 위한 모니터링 등 절차가 복잡한 국제사회의 일회적 지원보다는 중장기 개발지원을 적극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식량 지원을 안 받겠다는 것이 아니고 지원 방식을 현재의 긴급구호방식에서 개발복구방식으로 전환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긴급구호지원으로 급한 불은 끈 만큼 이제는 개발지원을 유치해 자체적인 식량생산량을 늘여 나가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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