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금융체제 편입 본격 모색

북한이 국제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한 방안을 본격 모색하고 나섰다.

북미간 전반적 금융관계 정상화 문제 논의를 위해 방미한 북측 대표단은 16일(현지시각)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 미국의 한반도 문제 및 금융 전문가들과 만나 국제 금융체제 편입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북측 대표단의 단장인 기광호 재무성 대외금융국장 등 6명과 김명길 유엔 북한대표부 공사, 미국측에서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알렉산더 알비주 국무부 부차관보,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등 전현직 관료와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로버트 호매츠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 금융전문가를 포함해 모두 30여명이 참석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소사이어터 이사회 의장과 NCAFP의 조지 슈왑 회장과 도널드 자고리아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만남이 매우 유용했다면서 북측 대표단이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의장은 “왜 여기에 왔는지를 묻는 질문에 북측 대표단 관계자는 어떻게 해야 국제금융체제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면서 “특히 세계은행 같은 국제 금융기구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고 북측의 의사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볼커 전 FRB 의장, 호매츠 골드만삭스 부회장과 월가 법률기관 관계자들은 북한이 국제금융체제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 얘기를 했다면서 “북측에 매우 중요한 교육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국제금융체제 접근 노력은 이날 확인된 북측 대표단의 면면에서도 보여졌다. 북측 대표단은 단장인 기 국장 외에 재무성 리철용 외환관리국 부국장, 무역은행의 현용일 부국장과 김이철 수석법무관, 대성은행의 조근찬 금융전문가 등 금융 관계자 5명 및 외무성 관계자 1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편입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금융제재 해제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자고리아 교수는 “매우 길고 긴 과정이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면서 국제금융체제 편입을 위해 교육이나 경험있는 관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레그 의장은 북측 관계자들이 질문에 주저함이 없이 자유롭게 답변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북한이 다른 나라의 경제발전을 시험해 보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방식’으로 타국의 경제개발계획의 채택 여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미 관계 뿐 아니라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한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중점 논의가 이뤄졌으나 북한의 달러 위조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편 북한측 대표인 기 국장은 이날 세미나가 마치고 나가는 길에 1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북미 금융실무회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은 언급은 피했다.

금융실무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자금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가 대표로 참석하며 위폐 제조 등 북한의 기존 불법 금융활동 근절과 향후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편입 방안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