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내법에 `글로벌 스탠더드’ 일부반영 경향”

북한도 근년 들어 국내법을 개정할 때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을 따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북한법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9일 저녁 북한법연구회가 ‘북한 항공법의 동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서울 뉴국제호텔에서 개최한 월례발표회에서 북한이 지난 2005년 `민용항공법’을 개정하면서 ‘제8장 항공보안’을 신설, 민간 항공보안 사업의 기본요구 등 4개의 조문을 뒀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이들 조항을 신설한 것은 2001년 미국에서 9.11테러가 발생한 후 각국이 항공관련 입법 조치를 취한 데 따른 것으로,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국제기준)’ 따르기의 일환이라고 이 부연구위원은 주장하고, 신설 조항들은 “동경협약 등 북한이 가입한 항공관계범죄 국제협약의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명봉 북한법연구회장도 “항공보안 규정 신설은 북한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동의하고, 북한이 지난 2005년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제재조치로 북한의 대외 금융거래가 사실상 봉쇄되자 이듬해 내각 결정으로 북한판 돈세탁방지법인 ‘대외결제은행 돈자리(계좌) 규정’을 신설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BDA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라는 국제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의 예금.대출 기능까지 도맡아 하던 단일 시스템에서 탈피, 상업은행법을 도입해 은행시스템을 이원화시켰다고 장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주 공개된 지난 4월의 개정헌법에서 국가가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규정을 신설한 것도 ‘최악의 인권 국가’라는 비판과 압박을 의식한 측면도 있지만, 북한 스스로 국제사회 흐름에 맞춰 국제 규범 수준으로 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여행의 자유조차 없다는 비난이 빗발치자 지난 98년 개정한 헌법에 ‘모든 공민은 여행과 거주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기하기도 했다.

북한은 그러나 대외관계서 자주권을 매우 강조하는 만큼 항공법에도 자주권을 반영, “북한 영공을 침입한 비행기에 대한 자위권 행사에 대해서도 김일성 교시를 인용하면서 주권국가로의 합법적인 권리행사임을 강조하고 있고 주요 항공범죄관계 다자조약에 가입하면서도 유보조항을 두면서 ‘국가의 자주권’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고 이규창 부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남북 사이에 도로, 철도, 선박의 통행에 관해선 법제화돼 있지만 항공부문에선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항공편으로 방북할 때 개척한 서해 직항로 등 2개 임시항로 밖에 없고 관련 법적 규정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토론회 참석자중 현대아산 관계자는 “백두산 관광을 추진하는데 남북간 항공관련 규정이 없어 애를 먹었다”며 남북간 항공관련 지원 협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30일 “항공이 아직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활발히 이용되지 않고 있어 그때 그때 당국간 조율하고 있다”며 “남북간에 항공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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