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경 ‘5부 합동 검열그루빠’ 활동중

▲ 국경경비대원

북한당국이 국경봉쇄를 목적으로 ‘5부 합동 검열 그루빠'(그룹)를 조직해 집중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령시 거주 K씨는 21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보위부, 보안서가 합동으로 밀수업자들과 도강자(탈북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전화기를 가지고 있던 여러 명이 벌써 구류장에 감금됐다”고 밝혔다.

K씨에 따르면 도 당, 도 안전보위부(정보기관), 도 보안국(경찰), 도 검찰소, 도 재판소가 주축이 되고, 여기에 인민반까지 가세한 5부 합동 검열그루빠는 중국과 밀수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검거하고, 도강자에 대한 단속과 그 가족들의 움직임을 체크하는 것을 주요목적이다.

지방 권력기관 동원, 복합적인 국경관리 시스템 고착

국경 보위원들과 분주소(파출소) 보안원들은 관할 국경지역을 맡아 순찰하면서 검거한 단속자들을 해당기관에 넘겨 처벌하고 있다. 이들은 국경경비대의 관할권까지 단속함으로서 그 지역 국경경비대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K씨는 전했다.

K씨는 “이번 조치는 국경경비대에 국경을 맡겨도 밀수행위와 도강자 탈출이 끊이지 않자, 지방 권력을 동원해 복합적인 국경단속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한 중앙의 지시”라고 전했다.

5부 합동그루빠의 조직배경도 핵실험 이후 국경 단속에도 불구하고, ‘성홍열’ 발병 소식이 외부로 흘러나가고, 각종 국가기밀들이 속속 해외로 빠져나가 공개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경경비대는 밀수자들과 도강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이를 뒤에서 암암리에 조장해 왔으며, 거액의 뇌물을 챙겨왔다.

이처럼 ‘뚫려진 구멍’을 막기 위해 북한당국이 지방 권력기관을 투입해 서로 감시하게 만든 것이다. 이 그루빠는 밀수행위 조장, 도강자 은닉 등 국경경비대와 연루된 사건까지 자료를 만들어 노동당에 ‘일보(1일 통보)’로 올리고 있어 이들간의 알력과 경계가 상당히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기관→주민 사이 오묘한 ‘먹이사슬 관계’

중국과 밀수를 하고 있는 다른 북한주민 B씨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도 검열 그루빠는 자기들끼리 먹자판이다. 밀수꾼을 단속하면 한탕에 큰 돈을 뜯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눈에 쌍심지를 켠다. 5부합동 검열그루빠에 들어가기 위해 권력기관에서도 경쟁이 심하다”고 전했다.

B씨는 “검열그루빠는 도 자체에서 조직되는 것으로, 중앙당에 보고자료를 직접 올리지 않고 사건처리 정형(현황)에 대해서만 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검열그루빠가 ‘알아서’ 제멋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앙에서 직접 조직하는 ‘6.4 그루빠’(비사회주의 척결)에 걸리면 사형, 무기징역과 같은 극형에 처해지지만, 도 검열그루빠는 지방권력에 국한되기 때문에 시범케이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빠져나간다는 것이 B씨의 전언이다.

특히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함경북도와 양강도에는 중앙의 지시가 잘 집행되지 않는다.

도당 책임일꾼, 도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중앙당 간부대상을 제외한 대부분 간부들도 해당 지방에서 자체로 채용하기 때문에 지방주의와 가족주의가 심하다. 당의 지시보다 각자 살 궁리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 2002년 ‘7.1경제조치’ 이후 중앙집권적 관리체계로부터 각 도별 자치단체 성격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현상을 증명해주고 있다.

도 검열그루빠가 나라의 안전을 위해 단속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을 단속해 이윤을 짜내기 위한 이른바 오묘한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B씨는 “나도 전체 밀수액의 30%밖에 못 먹는다. 오늘 저녁에 10만원을 넘기면(밀수), 3만원만 먹고, 보위원, 안전원, 군대들에게 골고루 바친다”고 전했다.

B씨는 “만약 나와 내통한 보위원이 아니고, 돌발적으로 다른 보안원에게 잡힐 경우, 그 보위원의 지시에 따라 가족들이 ‘총알(뇌물)’을 바치고 검찰에 송치되기 전에 빼내오면 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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