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북중 국경지역에서 중국산 손전화(핸드폰)뿐만 아니라 해외 로밍이 가능한 고려링크 유심카드에 대한 단속으로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당국이 정보 차단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강미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와 함경북도 등 국경지역에서 고려링크 통신사의 번호인 191을 공식적으론 사용할 수 없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평양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고려링크 통신사번호인 191은 로밍이 되는 것이 있다는 점에서 국경지역서는 사용 못하도록 만들었다”면서 “이는 중국이나 한국 등 해외와 통화를 시도하는 주민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191 번호가 모두 로밍이 되는 건 아니지만, 북한 당국이 외국인을 위해 2010년대 초반 로밍이 되는 유심칩을 판매한 이후 주민들이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통제하고 있는 셈입니다.
소식통은 이어 “2011년 191 고려링크 타치폰(스마트폰)이 출시된 초기에는 국경지역에서도 판매가 됐었지만 얼마 안 있어 모두 회수가 되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단속도 강화돼 고려링크 유심칩이 삽입된 타치폰을 내놓고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이는 내부 정보 유출과 외부 정보 유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김정은 체제가 이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엿보입니다. 중국 손전화가 아닌 북한산으로도 해외와 통화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철저히 차단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의 단속 강화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합니다. 워낙 고려링크 유심칩에 대한 요구가 많고 이에 따라 암시장 거래도 활발하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단속 강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피해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주민들은 유심칩을 2개 이상 준비해 놓거나 보위부에 미리 뇌물을 바치는 방법으로 단속‧처벌 가능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당국의 일관되지 않은 모습도 단속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평양 주민들에게는 고려링크 유심칩 사용을 허용하면서 물밑에서 유심칩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평양에서는 중국 측과 무역 관련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려링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 당국은) 지방 주민이 평양에 가서 구입할 수 없게 막아 놨지만, 비법적인 방법을 통한 거래는 막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엔 (당국이) 평양, 아리랑, 진달래 등 타치폰을 시장에 지속 내놓고 판매를 활성화하면서 이를 완전히 장악하는 게 더 어렵게 됐다”면서 “타치폰으로 외부 소식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하려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북한 당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