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활

북한당국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사령부’로 일컫는 내각에 대한 일부 개편작업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를 통해 김정일 3기 체제가 출범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내각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북한은 1998년 ‘김정일 1기 체제’가 출범하면서 내각 과학원(현 국가과학원)에 통폐합됐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다시 독립부처로 부활시켰다.

북한 언론은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내온다”고 결정하고 지난 18일자로 이 같은 내용의 정령 제301호를 발표했다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북한 언론은 이 위원회 신설의 배경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북한당국이 최근 “과학기술 발전 없이 자주권도 국방도 경제도 없다”며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경제강국을 이뤄내겠다고 밝히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북한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처음 설립된 것은 국방공업이 적극 육성되던 1962년으로, 당시 그보다 10년전 설립된 과학원을 과학기술위 산하기구로 편입시키고 과학기술계획과 실제 연구사업에 대한 지도기능을 수행했다.

그러나 과학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비전문가들인 국가과학기술위의 지도기능이 과학원의 연구기능과 잘 융합되지 못해 1982년 과학원이 위원회 산하에서 분리해 당시 정무원의 독립 부처로 격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에 따라 권력기구가 개편되면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도리어 국가과학원에 통합됐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과학원의 위상이 높아진 반면 1990년대 들어 국가경제가 붕괴되고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다른 부처와 연계된 과학기술행정의 종합조정기능이 크게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000년 들어 경제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최근에는 2012년까지 북한 정권 수립 이래 최고의 호황기였다고 주장하는 1970-80년대의 생산실적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만큼 어느 정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적인 기술행정업무의 독립적 기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지난해부터 2012년까지 “새로운 국가과학기술발전”인 ‘제3차 5개년계획’을 진행 중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 경제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공장.기업소 등 산업부문의 현대화를 내세우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각지 경제부문 시찰에서 현대화와 선진기술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기계공업성, 화학공업성 등 타 부처와의 협력하에 산업분야의 현대화 등 국가과학기술의 거시적 행정 및 조정 업무를, 국가과학원은 순수 연구중심 업무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남북협력팀장은 “북한이 경제난으로 중장기 경제개발계획은 세우지 못한 채 과학기술계획으로 이를 대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신설된 위원회는 기존 국가계획위원회의 산업화를 위한 행정지도 기능까지 흡수해 기술이전 및 산업화를 위한 계획과 예산을 배분하는 행정기능을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앞서 18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내각 재정상을 김완수에서 박수길로 교체하고 재정상이 부총리를 겸임토록 결정했다.

이로써 부총리는 기존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다.

북한이 부총리를 5명으로 증원하고 재정상을 부총리가 겸하게 한 것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제재건 정책에서 재정의 중요성을 인식, 재정기능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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