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구호나무’ 벌목한 간부 공개총살

▲ 김일성 가계의 우상화에 이용되는 구호나무 <자료사진>

최근 북한에서 대중(對中) 목재 밀매 과정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가계 우상화물인 ’구호나무’까지 마구 베어져 목재로 팔린 게 적발돼 북한 당국이 관련자를 공개총살하는 등 불법 외화벌이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를 위해 ’구호나무’까지 가리지 않고 벌채한 것을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 관련자들을 엄중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앙과 지방의 주요 간부와 외화벌이 책임자들을 총 소집, 총살 현장에서 처형을 직접 보도록 하는 등 ’사상투쟁회의’도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쪽에서는 구호나무를 지키기 위해 불 속에서 목숨까지 바치는 충신이 있는데, 누가 구호나무를 베어 돈과 바꿔먹느냐”며 관련자들을 강력 처벌할 것을 지시했다고 복수의 대북 소식통이 5일 전했다.

’구호나무’ 목재밀매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외화벌이 기관원 3명이 거액을 사취한 사실도 밝혀져 이들 역시 모두 공개총살됐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들 소식통은 5일 “함경북도 연사군에서 군내 지도급 간부들이 대거 공모해 목재 밀매 외화벌이를 하는 가운데 혁명 전적지의 구호나무까지 마구 잘라 목재로 중국에 팔아넘기다 발각됐다”며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이 사건을 최대 범죄사건으로 간주해 현지에서 간부들의 사상투쟁회의를 소집하고 사건 연루자들을 공개처형 등으로 처벌했다”고 설명했다.

’구호나무’는 김일성의 항일빨치산들이 껍질을 벗겨 김일성.김정숙 등을 칭송하는 구호를 새겨넣었다는 나무로, 김일성.김정일 가계의 우상화에 핵심 요소중 하나다.

연사군은 대부분 울창한 수림지역으로 구호나무를 비롯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항일투쟁 사적물’이 많은 곳이며, 통나무 생산 등 임업은 연사군은 물론 함북도내 경제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목재밀매 간부가운데 조선릉라888무역회사(전 금수산의사당경리부) 함경북도 지부 외화벌이 책임자인 오문혁이 구호나무를 포함해 통나무 2만㎥를 중국에 밀매한 혐의로 노동당 조직 지도부의 조사를 받은 뒤 지난달 23일 공개총살형에 처해졌다.

공모자인 연사군 인민위원장, 인민위 무역부장, 산림경영소 소장, 연사군과 인접한 북중 국경지역의 량강도 대홍단군 삼장세관의 세관원 등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장현철 연사군 당책임비서는 출당.철직돼 다른 지방으로 추방됐다.

또 내각의 성.위원회와 중앙기관 주요 간부들, 각 도.시.군당 책임비서, 전국 외화벌이사업소의 당 및 행정 책임자들, 인민군 의 각 군종 및 병종 사령관과 외화벌이 책임자들이 열차편으로 연사군 공개총살 장소에 총소집돼 총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홍인범 부부장을 책임자로 하는 비리색출팀을 구성해 각 도.시.군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실시하기도 했다.

강원도 원산시에선 외화벌이 기관의 남녀 3명이 북한 원화로 1억원(미화 3만5천달러)을 사취한 것이 적발돼 모두 공개총살됐으며, “북한 당국은 연사군에서 공개총살형을 본 간부들이 귀가 길에 원산 공개 총살형도 보도록 한 것으로 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죽하면 그랬겠느냐”, “근본적으로 생활고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런 사건은 근절될 수 없다”며 잔혹한 처벌에 대해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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