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교육혁명 진행중…”이제 객관식도 풀어보시오”

▲북 영재교육의 중심, 평양제1고등중학교

올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교육혁명’을 강조한 북한이 주입식 교육 등 과거의 교육 시스템을 과감히 버리는 파격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북한이 추진하는 교육혁명은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의 일반화 및 조기교육, 암기보다 창의력 중시, 실용교육(수재양성) 강화, 교사 교수의 부단한 재교육 등 크게 4가지로 요약된다고 연합뉴스가 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러한 교육혁명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미 2005년 교육후원기금을 설립하고 평양시내 70여개 초, 중학교를 리모델링하는 등 교육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였다고 한다.

주목되는 것은 과거 주입 및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하나를 배워 열을 깨닫고, 백으로 써먹을 줄 아는 인재”를 육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객관식 시험문제 출제를 들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대학입학 시험에 처음으로 남한과 같은 객관식 문제를 내어 추리력과 판단력, 종합분석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100% 암기식을 이용한 주관식 시험문제였다.

또 정보기술(IT) 시대에 부응하는 컴퓨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컴퓨터 수재(영재)반 학생들에게는 전공과목과 혁명역사(김일성, 김정일 활동), 수학과 외국어 등 만 가르치고 물리, 화학, 생물 등 ‘불필요한’ 과목을 없애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교육개혁이 얼마나 큰 성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수재양성이나 교사와 교수의 부단한 재교육은 북한이 이미 전에 사용했던 방법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1984년 동유럽방문을 마친 김일성은 “천재과학자 한명이 1만 명의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수재양성을 지시한 바 있다. 다음해 평양에는 전국에서 차출한 수재들만 따로 교육시키는 ‘평양제1고등중학교’가 생겨났고 그 후 2년이 지나 북한에 각 도소재지들까지 ‘1고등중학교’설립이 확대 되었다.

북한은 교수와 교사도 3~5년에 한번 씩 1~3개월간 무조건 재교육을 받게 했다. 이 같은 재교육방법은 각 부문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북한의 당 및 행정 간부, 의사와 보안원(경찰), 군관(장교)들 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후진적인 교육 내용과 시스템 때문에 별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한편 북한은 내년 4월부터 초등학교(4년제) 3학년 과정에서 외국어와 컴퓨터 교육을 실시키로 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는 고등중학교(6년제) 1학년과 6학년에서 각각 처음으로 외국어와 컴퓨터를 배워주던 과거에 비해 2년이나 앞당겨 진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외국어 능력 없이는 외국의 선진과학기술 도입을 통한 과학기술 발전과 02년 7. 1경제 관리개선조치에 따른 경제발전을 실현할 수 없다는 북한 당국의 절박감이 묻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교육개혁의 성공여부는 피폐한 경제를 살리고 경제발전을 꾀하는 북한당국의 의지와 자세에 달려 있다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