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주에 합법적 정치선전장 확보

‘6.15 민족통일대축전’이 광주에서 열리고 있다.

북측에서는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장를 비롯한 정부 대표단 20명과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을 대표로 하는 민간 대표단 128명이 참가했다. 민간 대표로 참가한 조평통 서기국장 안경호가 눈에 띤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안경호는 현재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대남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해온 인물이다. 남한 출신이긴 하지만 통전부장 임동옥 다음 가는 제2인자다.

남한 내 친김정일 세력을 지원해 친북 반미정권을 세우는 것이 통일전선부의 대남사업 목표이자 전략이다. ‘안병수’라는 가명으로 대남사업과 정치공작을 주도해온 안경호가 민간인 대표로 참가한 것도 격에 맞지 않지만, 우선은 그가 이번 대회에서 얻어가려는 것이 무엇인지 짚어보자.

대남사업 책임자가 직접 나서

우선 남한 내 친김정일 단체들의 정치선전 공간을 제공하고 정치적 기반강화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범민련 남측본부와 한총련 등은 14일부터 ‘자주통일’과 ‘반전평화’의 구호 아래 대중적 반미집회를 시작했다. 지난 90년부터 범민련과 한총련(전대협)은 매년 조국통일범민족대회를 진행해왔다. 그와 같은 친북단체들의 소규모 행사를 남북한 정부의 정치적, 재정적 지원을 받는 합법적이고 대중적인 대규모 민족통일행사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

두 번째는 통일전선부의 임동옥과 안경호를 대남 사업의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남 교섭이나 협상 창구를 담당하는 인물을 따로 두고, 그들을 배후에서 지휘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남사업 총괄 책임자들이 직접 대남교섭과 협상을 챙기는 것이다.

최근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대남전략은 남한 정부의 남북교류협력 정책에 적당히 호응하면서 그에 따른 경제적 대가로 정권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얻어내는 것이다. 통일전선부의 책임자가 직접 대남교섭과 협상을 챙기는 것은 그와 같은 전략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대표단에 ‘北 주민’은 없어

우리 정부는 민족통일대축전과 같은 민관합동행사를 통해 남북 주민간의 교류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의 변화와 개혁개방에도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남북 주민간의 교류나 개혁개방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눈 가리고 아웅하듯이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민간인 대표의 간판을 씌워 대회에 내보낼 수 있는가?

명색이 민관합동 대축제에 참가한 북한측에 주민은 없다. 남한측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주민대표의 상당부분은 반미 친김정일 단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을 우리 정부가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국민에게 팔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당첨확률이 극히 낮은 ‘통일로또’ 뿐이어서 당첨률을 속여 가면서까지 팔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리 정부가 지금이라도 기만적인 민간합동 통일대축전을 중단하고 진정한 민간교류추진을 바랄 뿐이다. 북한의 평범한 주민과 학생들이 남한의 주민·학생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하는 것이 진정한 남북교류임을 믿는다.

십수년 전 북한 정부와 친김정일 단체들은 남북간의 ‘전면개방 자유왕래’를 요구했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정부가 그것을 요구하면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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