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명성3호 발사가 농업 때문이라는 北 관리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국장이 3일 베를린에서 미국과의 비공식 접촉을 마친 뒤 인근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의 평화적 계획에 따라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며 그 계획엔 변화가 없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광명성3호 발사 강행입장을 재차 확인한 발언이다.


리 국장은 로켓 발사가 왜 평화적 목적이냐는 질문에는 ‘농업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구체적인 설명이 없기 때문에 ‘농업용’이라는 언급만으로는 위성의 용도(변명)를 특정하게 한정하기 어렵다. 기상관측이나 위성 영상 기반의 농물 지리정보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기 때문이다.


기상 예보나 악기상 대비에 필요한 기상위성의 관측 자료는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것이 관례다. 데이터 접근에도 별 제한이 없다. 중국도 기상위성을 운영하기 때문에 한반도 정밀 관측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북한이 농업에 필요한 다른 이유를 갖다 댄다고 해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북한 농업 생산의 주된 문제는 자연재해, 비료 및 농자재 부족, 노동의욕 감소 등이다. 북한이 해마다 심각한 가뭄이나 홍수로 인한 농업 피해를 입는 이유는 기상 예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북한의 홍수는 굶주린 주민들이 산 꼭대기까지 개간해 생긴 민둥산, 수십 년째 강바닥에 쌓인 토사, 강 주변의 재방시설 부실, 도시와 농경지의 낡은 배수 시설 등이 원인이다. 한 마디로 우리처럼 4대강 사업을 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농업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농자재도 턱 없이 부족하다. 재해 복구 장비로 삽과 곡괭이가 대부분이다.   


데일리NK 2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각 지역 협동농장 관리위가 소속 농장원들에게 1인당 화학비료 5kg을 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화학비료는 퇴비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 생산이 불가능해 시장에 가서 비료를 사서 내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농장원들에게 화학비료를 요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협동농장이 이처럼 농장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강제 부과에 나선 것은 북한 당국의 고리대를 금지하면서 협동농장에서 돈주(식량 도매상)들에게 농자재를 빌려 가을에 현물로 갚는 방식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사회에서 배급은커녕 농사를 짓는데 돈을 내라고 하니 주민들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 군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비용을 약 8억5000만 달러로 추정했다. 8억 5000만 달러로 식량을 구매한다면 중국산 옥수수 250만 t을 살 수 있고, 이는 현재 배급량(1인당 하루 355g)을 기준으로 주민 1900만 명의 1년 치 식량에 해당한다.


북한이 농업에 필요하다는 구차한 변명을 대면서 미사일 개발 시도만 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민들이 굶주리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군 발표는 보여준다. 만성적인 식량 부족국가에 주민들 태반이 굶주리는 마당에 위성으로 농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주장은 참으로 허무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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