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료들도 상황 심각하게 인식”

북한이 단행한 화폐 개혁이 실패하면서 물가가 폭등하고 아사자가 속출하면서 북한 관료들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단둥(丹東)의 대북 무역상들은 16일 “최근 중국에 출장 오는 북한 관료들이 한결같이 ‘화폐 개혁 이후 경제 사정이 심각하다’고 토로한다”고 밝혔다.


한 대북 무역상은 “최근 단둥을 방문한 북한 관료가 ‘외부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굶어 죽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상당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더라”고 말했다.


이 북한 관료는 “가장 큰 문제는 투기꾼들이 식량을 감추는 것”이라며 “이들이 숨겨놓고 풀지 않는 식량이 100만t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무역상은 전했다.


대북 무역상들은 “북한 관료들은 자존심이 강해 북한 내부의 일에 대해 절대 부정적인 얘기들을 하지 않았었다”며 “화폐 개혁 이후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단행된 북한의 화폐 개혁 이후 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하고 있다.


화폐 개혁 이전 구권 기준 ㎏당 2천200-2천400 원이었던 평양의 쌀값이 최근 1천300 원(구권 기준 13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100 대 1의 화폐 개혁을 하고도 노동자들의 월급은 종전대로 지급하는 바람에 신권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쌀값이 3개월여 만에 60배 가까이 뛴 것.


특히 화폐 개혁과 함께 시장을 폐쇄, 유통이 차단되면서 물가 불안정을 부채질했다.


물가 불안정 상태가 계속되면서 상인들은 보유한 식량을 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 화폐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달러와 위안화 가치가 폭등하면서 북.중 교역도 위축돼 외부 물자 유입이 막힌 것도 물가 폭등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물가가 화폐 개혁 이전 수준까지 치솟아 화폐 개혁의 의미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곧 닥칠 춘궁기가 되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최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북 전문가는 “자급자족 구조를 갖추지 못한 북한의 현실상 겨울철 사정이 이 정도면 춘궁기를 견뎌내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획기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