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과학분야 고위간부 한국망명한다

▲망명예정인 北 고위간부의 신분 증명서 ⓒ동아일보

북한과학기술 분야의 고위급 간부가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망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사무총장은 18일 “북한조선과학기술총연맹 도위원장인 박원두(가명, 43)씨가 북한을 탈출했으며 국제기구를 통해 한국으로 망명 신청 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19일 보도했다.

도 총장은 “박 씨는 현재까지 북한을 탈북한 과학자 가운데 최고위층”이라며 “북한 과학기술 전반은 물론 군사시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어 탈북”

이 단체의 도움을 받아 5월 중순 동남아로 이동한 박씨는 3월 가족을 두고 북한을 탈출한 뒤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의 한 지역에 머물며 망명을 준비 중이다.

박 씨는 탈북 뒤 북한 당국에서 파견한 추격조에 쫓기는 등 신변의 위협을 받았으며 중국에 체류할 당시 중국 공안에 의해 수차례 체포될 위기를 맞았으나 중국의 여러 지역을 전전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박 씨는 “북한은 과학자에 대한 처우는 물론 과학기술 분야의 발전을 위한 체계가 전혀 갖춰지지 않아 과학자로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탈북 동기를 밝히면서 “미국으로 가기보다는 조국에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어 망명지로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北, 핵 보유 확신한다”

박 씨는 북한이 오래전부터 핵무기 제조 준비를 해왔으며 현재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북한은 1960년대부터 러시아에 유학생을 보내 핵 기술과 정보를 습득하도록 하는 등 체계적으로 핵 개발을 준비해 왔고, 현재 핵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러시아 유학파를 중심으로 이뤄진 핵 기술 연구자들을 ‘수정주의자’로 몰아 숙청했으나 1980년대에 이들 대부분을 복귀시켜 핵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해 현재 상당한 수준의 핵 기술을 보유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핵 보유 여부는 북한에서도 극비 사항”이라며 “그러나 북한 주민들은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핵에 대한 관심도, 전쟁에 대한 의지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 간부까지 공공연하게 체제 비판

또 최근 김 국방위원장은 1월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탈북자 감시 강화를 내용으로 한 특별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는 “김 국방위원장은 국경지역 경비를 강화하고 경비대가 주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려 탈북자 감시를 강화하도록 했다”며 “이에 따라 최근에는 국경지역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계획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의 탈북자 증가에 따른 북한 당국의 대처라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그는 “북한 지도부가 주민 장악력 강화를 위해 각종 행사에 주민들을 동원하면서 불만이 날로 고조돼 일반 주민들은 물론 당 간부들까지 공공연하게 체제를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 공업대학 교수를 지낸 박 씨는 기계 분야의 전문가로 수년 전부터 조선과학기술총연맹 도위원장을 했었다고 한다.

1946년 창립된 조선과학기술총연맹은 1985년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확대 개편돼 기계·금속 등 34개 산업 분야별 협회로 조직돼 있으며 북한의 과학기술행정과 연구기능을 총괄하는 조선과학원 원장이 중앙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조선과학기술총연맹에는 북한의 과학자와 3급 이상 기술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돼 있으며 과학·기술자에게 주체사상을 교육하고 학술대회 등을 주관하고 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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