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과거 미사일 발사로 뭘얻었나

북한이 최근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를 쉼 없이 진행하면서 미사일 발사가 단순한 ’위협’에만 그치는 게 아닐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대체 미사일 발사로 뭘 노리고 있는 지,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 지 등에 관심이 쏠리면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1998년과 2006년 상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北대외전략 1998년과 유사 = 현 상황은 북한이 대북 ’관여(engagement)정책’ 기조의 미국 민주당 행정부 집권 시기에 미사일 카드를 꺼냈다는 점에서 1998년 상황과 닮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가 대포동1호로 명명한 1998년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도 대미관계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로 관계정상화와 핵시설 해체를 맞바꾸는 틀에 합의했지만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수출 문제를 제기, 난관이 조성되자 급기야 1998년 8월31일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이다.

그 후 미국은 포괄적인 대북 접근 방안인 ‘페리보고서’를 마련,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고 이 때문에 북한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반면 2006년 상황은 북한이 미국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려 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대북 강경 기조를 포기하지 않았던 부시 행정부의 대북 금융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더 강했다.

북은 당시 금융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평양에 초청하는 등 양자 대화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그해 7월5일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 결과로 북은 즉각적으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10월9일 핵실험까지 진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금융제재 해제와 북.미 양자대화를 손에 쥐게 됐다.

◇발사전 상황은 2006년과 유사 = 북한의 미사일 관련 행보가 사전에 공개되고 국제사회의 우려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최근 상황은 2006년 발사 전 상황과 흡사하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조짐이 발사 약 50일 전인 2006년 5월 중순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미국은 이 사안을 유엔 안보리로 가져갈 것임을 분명히 했고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국장을 통해 요격 가능성도 시사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의 혈맹인 중국도 주중 북한 대사를 초치, 우려를 전했다.

또 2006년 당시 북한은 결행을 앞두고 대미 협상을 시도했다. 6월1일 힐 차관보의 방북을 초청했다가 거부당한 뒤인 같은 달 20일 한성렬 당시 주 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미사일 발사 전까지 이에 호응하지 않았다.

반면 1998년 8월31일 미사일 발사는 별다른 예고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기에 국제사회의 경고나 북.미간 타협 추진 등의 여지 자체가 별로 없었다. 발사 직전까지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을 통해 미사일 협상, 핵 관련 의혹을 받는 북한 지하시설에 대한 방문조사 등 문제를 협의하고 있었다.

◇2006년에도 인공위성.미사일간 모호성 견지 =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을 암시한 북한은 2006년에도 발사를 앞두고 외곽매체라 할 조선신보를 통해 비슷한 논리를 편 바 있다.

2006년 6월21일자 조선신보는 “우주공간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라며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면 인공위성의 발사도 군사적 목적으로의 전환이 우려되는 것이고 관계가 좋으면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에서 무엇이 날아 올라갈지는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라는 최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 내용처럼 북한은 당시에도 장거리 미사일과 인공위성 사이에서 모호성을 유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2006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쏜 뒤의 태도는 발사 나흘 뒤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1998년과 판이하게 달랐다.

북한은 2006년 동시다발로 발사한 미사일 중 장거리 미사일은 발사 후 40초 동안 정상비행하다 추락했음에도 불구, 발사 다음날인 7월6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식 확인하면서 “성공적이며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환”이라고 당당히 밝혔다.

◇어떤 시사점 주나 = 발사 후 감당해야할 국제사회의 제재와 비난이 예고됐음에도 장거리 미사일을 쏜 2006년의 사례로 미뤄 북한이 득실을 냉정히 따질 지언정 제재와 고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행보를 멈추진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더욱이 북한으로선 앞서 두차례 미사일 발사가 궁극적으로 미국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도움이 됐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이번에도 관성적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2006년 발사 직전 막판 미국과의 대화를 추진한데서 보듯 이번에도 결행에 앞서 오바마 행정부를 향해 직접 대화를 타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북.미 미사일 카드를 빼든 것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 현안 우선순위에서 북핵문제가 밀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만큼 북한이 결행에 앞서 직접 또는 간접적 수단을 통해 미측에 양자대화를 재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