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前) 대통령이 최근 “우리 정부 때는 북한이 ‘제발 전단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사정했다. 우리는 ‘민간이 하는 것이다. 너희도 뿌려라’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북 전단의 실제 효과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기밀은 다 말할 수 없지만 북한 군대가 흔들린다고 생각한다. 북한군은 날아간 전단을 찾아서 다 수거한다고 난리다”고 덧붙였다.
대북관계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등을 거론, “우리는 시간만 지나면 잊자고 하는데 그건 북한에 도움이 안 되고, 북한 정권에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냐오냐하면 버릇 못 고친다. 따끔하게 해야 버릇 고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재 3대까지 오면 설득시켜 될 일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인류 역사가 다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무슨 민족공조 운운하지만 (북한 김정은은) 자기 서바이벌 전략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에 대해 이 대통령은 “통일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확산하는 차원에서 대박이란 용어도 의미가 있다”면서도 “통일은 게임해서 대박 터지듯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 화합과 노력이 필요하고, 희생이 따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인 2010년 12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고위 인사가 서울을 방문한 사실과 재임 기간 남북정상회담이 논의됐던 일화들을 공개했다.
또 북측이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사과 조건으로 쌀 50만 톤을 요구한 사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조문단을 통해 남북정상회담 조건으로 100억 달러 등을 요구한 정황 등의 비화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