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채 준비 완료… “각 기관에 20일부터 매입 지시 하달”

북한이 2003년 발행한 인민생활공채. /사진=증권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채 발행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1일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등 최고위급 간부가 참석한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에서 공채 발행을 비준했고, 이에 발행을 담당하는 내각위원회는 서둘러 인쇄를 마쳤다.

또한 이후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기점으로 조선중앙은행으로 호송까지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재정을 지원받는 경제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현금 대신 공채를 발급받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각 기관은 실물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소에 공채를 지급하고 생산물을 공급받으라는 뜻이다.

또 발행된 공채의 40%는 개인에게 외화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상업권을 필요로 하는 돈주(신흥부유층)들도 조선중앙은행에서 공채를 매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실제 공채 매입자인 생산단위 기업소들과 돈주들은 이번 공채 발행에 ‘땜때기(임시방편)식’ 경제관리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지난 2003년에도 공채 판매를 통한 자금확보 계획은 실패했다”며 “이미 실패한 방식을 또 도입해서 애꿎은 공장기업소와 상업하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생산단위 기업소의 경우 반강제적으로 공채 매입자가 된 것이고 돈주들도 공채를 사지 않을 경우 사업에 피해를 받거나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불만이 있어도 조치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공채발급 계획을 알고 있는 고위층 사이에서 달러를 사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국가보위성은 그루빠(단속반)를 조직해 지난 17일부터 국돈을 외화로 환전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성이 딸라(달러)를 팔고 사는 자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모두 잡아들인다고 한 후 현화장사꾼(화폐상)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평양 돈주들은 어떻게 해서든 딸라를 사들이려고 하는데 판매량이 없으니 발만 구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9일 내각 산하 국가계획위원회는 이달 초 고위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공채 발행 계획을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단독] , 17년 만에 공채 발행카드 꺼내나자금난 심각한 듯)

[단독] 北, 17년 만에 ‘공채 발행’ 카드 꺼내나…자금난 심각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