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공동성명후 첫 대미강경 비난

“미국이 반공화국(대북) 적대행위에 계속 매달린다면 그에 대응한 자위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8일 미국의 경제제재 움직임을 “앞으로 있게 될 6자회담에서 우리가 저들의 ’선핵포기’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사전 압박공세”라고 규정하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이 나온 다음날 선(先)경수로 제공을 요구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후 처음으로 6자회담과 핵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이다.

그 동안 북.미 신뢰구축과 경수로 제공을 촉구하는 유엔총회 및 제네바 군축회의 북한 대표들의 발언과 일부 신문 보도가 간간이 이어졌을 뿐이다.

이날 대변인은 한 달 간의 침묵에 비춰볼 때 의외로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의 경제제재 움직임에 대해 “지난 시기 우리를 ’악의 축’, ’불법국가’ 등 별의별 감투를 다 씌워가며 중상해온 미 행정부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상투적으로 써먹은 심리 모략전의 복사판”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부시 행정부에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제재 실시를 선전포고로 간주 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경수로 제공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제시한 뒤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태도와는 분명히 다르다.

특히 북한은 최근 들어 남한과 미국 간 핵물질 수출입 통계 불일치와 관련, 해명을 촉구하는 등 공세를 취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논평에서 “행불된 핵물질이 핵무기로 전용되면 그것이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에 커다란 난관과 장애를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18일자 노동신문도 양국의 해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내달 초로 예정된 5차 6자회담을 앞두고 관망세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의 언론매체가 4차 6자회담 공동성명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 핵문제 해결에 관한 원칙적인 입장,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남한의 의무사항 등을 계속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공동성명 합의 이후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했지만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미국이 급한 문제를 일단 봉합 한 뒤 시간을 끌면서 경제제재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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