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곡물 501만t 생산?‥’도정前’ 생산량인듯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작년보다 10%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던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곡물 생산 성과’를 보고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보고 내용을 뜻밖의 `깜짝 실적’으로 받아들여 식량난이 일거에 해소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도정 이전의 `조곡’과 도정 이후의 `정곡’을 구분하지 않은데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정곡을 기준으로 하면 북한의 올해 생산량은 400만t 정도에 그쳐 만성적인 식량난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23일 “비공식 경로로 확인한 결과, 북한이 올해 쌀, 옥수수, 감자 등 곡물 501만t을 생산했다고 FAO에 보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곡물 생산량을 공개할 때 도정 전의 조곡을 기준으로 삼아왔는데 이번 FAO 보고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생산했다고 보고한 501만t을 사람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정곡으로 환산하면 대략 400만∼410만t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일례로 조곡에서 정곡으로 가공될 때 무게가 가장 많이 빠지는 쌀의 경우 추수한 낟알에서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왕겨를 벗겨내고 알곡 도정까지 마치면 통상 원래의 70%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 농촌진흥청은 작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정곡 431만t으로 추정했는데 이 수치와 비교하면 올해 생산량(400만t 내지 410만t)은 작년보다 최고 7% 가량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올해 곡물생산이 부진했던 원인으로, 옥수수 농사에 좋지 못했던 날씨와 남한의 비료 지원 중단 등을 꼽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은 “올해 날씨가 쌀 등 다른 작물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북한 곡물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옥수수에는 아주 나빴다”면서 “옥수수 농사가 7월에 가뭄을 탔고 동해안을 중심으로 냉해도 일부 입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천405만명의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연간 정곡 500만t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외부에서 부족분 100만t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산술적으로 500만명 가까운 주민들이 내년에도 식량난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FAO에 보고한 501만t(조곡 기준)마저도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올해를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해로 정한 북한이 부진한 곡물생산 성과를 액면 그대로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인 것이다.


어쨌든 6자회담 이탈과 비핵화를 둘러싼 잇단 돌출행동으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도 내년에는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식량난은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