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곡물 생산량 증가에도 식량난 지속 왜?

지난 10월 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2주에 걸쳐 북한 황해도를 비롯해 9개 도, 29개 군을 직접 방문해 농작물 수확량 조사를 실시했다. 두 기관은 이 같은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올해 곡물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약 8.5%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북한의 지난해 곡물수확량은 420만t이다.  


북한의 최대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역이 지난해에 이어 올 여름에도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곡물수확량이 증가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부원장은 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수확시기에 비료를 많이 사용했고, 연료가 공급이 되면서 농기계 가동률이 높았던 것이 증산량을 높인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FAO와 WFP의 북한 곡물수확량 발표에 대해서는 “수확량이 증가할 것은 예견되었다”면서 “8.5%라는 수치에 대해 딱히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예상했던 것에는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부원장은 여름 홍수피해가 크지 않았다면 국제기구 발표보다 증산량이 더 높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기관은 북한의 2011년 곡물생산량을 지난해보다 8.5% 증가한 550만t으로 추정하면서 작물별로는 콩 60%, 옥수수가 11%, 쌀 2% 증가를 예상했다. 권 부원장은 이에 대해 “옥수수를 100%으로 본다면 벼를 도정 했을 때를 65%정도, 콩은 단백질·지방 가치가 있기 때문에 120%정도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권 부원장은 당초 북한의 곡물생산량이 5%정도 내외로 증가할 것이라며 국제기구보다 다소 낮은 전망치를 내놨었다. 올해 이모작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KREI는 통상 북한의 곡물수확량 통계를 낼 때 이전 해 추수시기 수확량과 당해 초여름 이모작 수확량을 합산한다.


하지만 그는 올해 곡물생산량이 증가했다고 해서 내년도 식량상황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내년에도 대략 70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입 곡물량을 빼면 약 40만t 남짓이 부족하다”고 예상했다. 북한이 올 9월 초까지 외부에서 확보한 곡물량은 22만6천t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해인 2012년 주민들의 식량배급을 정상화한다고 공언한 데 대해서는 “(배급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식량을 충분하게 확보해야 하는데 수입할 능력도 없고, 국제사회의 지원도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오히려 당국이 식량배급 정상화를 공언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배급량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은) 시장에서 부족분을 채우려 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시장의 활성화를 당국이 막아서며 주민과 정부간 갈등으로 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각종 이벤트성 사업 추진을 위해 주민들에게 각종 징수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북한 주민들은 강성대국에 식량배급의 정상화가 아니라 오히려 자유로운 시장활동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까지 (강제 징수가) 이어진다면 주민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배급을 조금 더 준다고 하면서 시장할동을 억누르면 불만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한의 곡물수확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원조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너무 어려워 인도적으로 도와줘야 할 상황이거나 정치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제사회의 지원이 가능하다”면서, 곡물 수확량이 높아져 인도적 지원의 명분이 사라지고 핵문제 등에 있어 변화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지금 상황에서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도 자체 수확량과 수입량만으로 식량 부족분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의 ‘구걸외교’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올해 해외주재 북한대사관에 식량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미국이나 국제기구를 대상으로도 지원 요청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