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층 탈북 ‘러시’ 재연 신호탄 되나

중국 상하이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대표의 부인 리모씨가 최근 자녀들과 함께 탈북, 남한에 들어온 것으로 2일 알려지면서 그동안 거론돼온 북한 고위층의 탈북 ‘러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나 북한의 체제가 급격히 불안해지지 않는 이상 ‘러시’의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1990년대초 이래 망명한 고위층 탈북자들은 동유럽 사회주의 정권의 연쇄 붕괴를 목격한 데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이 계속되면서 생긴 체제 불안 및 회의로 인해 탈북을 결심한 사례가 많았다.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그 이전 정부가 고위층 탈북 사례를 적극 공개했던 것과 달리 남북관계를 감안, 공개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지만, 2000년대 들어 북한 체제의 안정 등으로 고위층 탈북 사례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탈북한 북한 고위층은 1991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의 1등서기관 고영환씨, 1994년 강성산 정무원 총리의 사위 강명도씨, 1994년 조명철 김일성대 교수, 1995년 북한군 상좌(남한의 중령∼대령의 중간) 최주활씨, 1995년 북한 대성총국 유럽지사장 최세웅씨 일가, 1996년 현철해 북한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대장)의 조카인 잠비아 주재 대사관의 현성일 서기관, 1997년 노동당 황장엽 국제담당비서, 199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북한대표부 김동수 서기관, 2000년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홍순경 참사관 등이 있다.

또 1990년대는 동유럽에서 공부하던 북한 유학생들의 탈북 러시도 있었다.

1997년 장승길 이집트 대사와 형 장승호 프랑스 경제참사관, 1999년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이익대표부 김경필 서기관 등은 미국으로 망명했다.

2000년대 들어서선 붕괴론이 잠복할 정도로 북한체제가 90년대에 비해 안정되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 의 대북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고위층 탈북은 급격히 줄어들어 북한 군수공업 부문에 종사했던 70대의 전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대외무역.외화벌이 부문에 종사하던 장.차관급의 자녀 수 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무역.외화벌이 부문 고위층 종사자들의 탈북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금전문제로 조사를 받는 경우 단순히 개인 비리 조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북한이 체제 단속을 위한 기강 확립 차원에서 남한 및 외국과 연루된 간첩 혐의 등을 적용해 가혹하게 처리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탈북한 리씨의 경우도 남편이 2∼3년전 부하 직원의 밀고로 간첩 혐의를 받아 고초를 겪으면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이후 북한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로 인해 후계구도 구축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이 과정에서 고위층의 탈북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한 고위층 탈북자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이 발생할 경우”라고 단서를 달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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