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층 ‘가업 대물림’ 눈길

“아버지가 하던 일을 아들이 이어야죠.”

북한사회 전반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고위층에서는 아버지가 하던 일을 아들이 이어가는 ’가업 대물림’ 현상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6.15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북측 대표단에 포함된 백남순 외무상의 셋째 아들인 백룡천 내각사무국 부장과 고(故) 김용순 당중앙위 대남담당 비서의 아들인 김성씨가 대표적이다.

백남순 외무상은 현재 북한 외교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실 전문분야는 대남사업쪽이라고 볼 수 있다.

백 외무상은 1978년 8월 백남준이라는 가명으로 남북적십자회담에 참가한 이래 남북고위급회담과 1994년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부총리급 예비접촉 등 남북회담에 빠지지 않고 얼굴을 드러냈다.

1962년생으로 알려진 백룡천 부장은 작년 6.15축전 때도 북측 당국 대표단으로 참석했으며 지금까지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당국간 협의 등에 주로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용순 비서의 아들인 김성씨는 정확한 직함이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대외문화연락위원회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고 2004년 5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아시아 에너지안보 워크숍에 북측이 학술ㆍ산업ㆍ사회 분야의 비정부 대외협력 창구로 설립한 ‘평양국제 새기술경제 정보센터’(PIINTEC)의 서기장 직함을 달고 참가한 적도 있다.

김용순 비서는 대남담당을 맡기 전에 국제담당 비서를 맡아 미국을 방문하는 등 외교문제에도 깊숙이 간여했다는 점에서 김성씨도 외교 교섭 등의 일을 맡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현재 장관급회담 북측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은 북일 수교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을 역임했고 지난 1992년 사망한 전인철 전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담일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외교부장을 지낸 허담 전 노동당 비서의 장남 허철씨는 아버지가 일했던 외무성의 당 조직비서로 근무중이고 1987년 사망한 리진수 전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장남인 리세영씨도 ’가업’을 이어 보위부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대남이나 외교분야 뿐 아니라 북한 사회 전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북한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로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을 지내고 1999년 사망한 백인준씨의 장남인 현우씨는 북한 최대 시나리오 창작기관인 조선영화문학창작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외화가 제일이라는 풍조에 따라 고위간부 자녀들이 외교·무역분야에 진출하기를 희망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가 관여했던 분야의 요직에 등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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