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영희 실명공개…우상화 본격화 될듯

북한 김정은의 생모 고(故) 고영희의 실명이 새겨진 묘가 평양시내에 설치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경제관계자들은 고영희 묘가 지난 26일 전후로 평양시내 대성산 부근에 설치됐다고 밝혔다. 묘비에는 고영희 사진과 함께 “선군조선의 어머님”과 “고영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김정은의 모친임을 분명히 했다.

또한 “1952년 6월 26일 출생, 2004년 5월 24일 사망”이라는 출생일과 사망일도 처음으로 명시됐다. 하지만 고영희가 재일교포라는 것은 묘비에 기록되지 않았다.

고영희의 실명이 북한에 공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5월 조선노동당 중견 간부들에게 고영희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이 내부 공개된 데 이어 이번 묘비 설치는 고영희에 대한 신성화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고위 탈북자도 “김정은이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 상황에서 자신의 위치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해선 족보공개와 더불어 어머니에 대한 우상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참배할 수 있는 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고영희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의 이름을 알고 있고, 묘비에까지 거짓 이름을 쓰는 건 죽은 사람에 대한 기만이자 위험부담이 크기에 실명을 공개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일출신임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선 “쓸데없이 논란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아마 영원히 밝히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고영희가 재일출신임을 전하는 사람에 대한 제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2011년 고영희 기록영화를 제작, 간 단위 간부들에게 배포한 바 있다. 고영희(2004년 사망)가 생전에 활동했던 영상과 사진이 담긴 기록영화 ‘위대한 선군 조선의 어머님’은 85분 분량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영화문헌편집사가 제작했다.

영화는 1994년 김일성 사망 100일 추모대회 이후 촬영된 고영희의 활동 영상과 사진을 담고 있다. 고영희는 김일성 사망 이후부터 김정일과 함께 군대, 기업 등에 대한 현지지도와 공개행사에 참석 하는 등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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