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르비 같은 급진파 있어야 붕괴”

▲ 선진당 이진삼 의원 주최로 ‘북한체제변화와 한국의 국방안보전략’이란 주제로 열닌 세미나. ⓒ데일리NK

현재 북한 내 개혁세력 존재가 미비한 조건으로 김정일이 유고에 따라 권력승계가 이뤄지더라도 바로 북한의 ‘정권붕괴’ 또는 ‘체제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18일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이 주최한 ‘북한체제변화와 한국의 국방안보전략’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북한 노동당 지도부 내에 고르바초프와 같은 급진적 개혁파가 다수를 형성하고 있어야 하나, 북한은 이 같은 급진적 개혁파가 존재하지 않아 체제붕괴는 힘들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정 연구실장은 “북한 주민의 낮은 정치의식, 정치적 저항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군대에 대한 철저한 통제 등도 김정일의 유고 이후 ‘급변사태’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북한의 파워 엘리트 중 김정일과 같이 북한에서 당·군·정에 대한 영도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한 조건에서 김정일의 갑작스런 유고는 권력체계 전반, 특히 군부를 확고하게 장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김정일 생존 중에 6자회담에서 북핵폐기 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이후 새 정권이 출범할 경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기본합의를 준수하고, 비핵화를 진전시키는 것이 관계 유지와 개선의 기초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새 정권을 일단 대화상대로 인정하되 만약 비핵화를 역전시키거나 거부할 경우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들과 공조해 대북 압박과 제재에 들어가게 될 것임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국방연구원 백승주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 “1994년 7월(김일성 유고)의 경험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노동당에 의해 안정을 유지했지만 권력 장치와 내부의 분위기, 북한사회 내부의 기류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북한체제가 경험하지 못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북한체제를 이해하는 데는 평시 권력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며 “와병 중 권력관계는 ‘간병인권력’, ‘경호·경비권력’, ‘충성심 검증권력’으로 간병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번째 부인 김옥과 김정일을 경호하는 호위총국과 총정치국 등의 권력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최주활 책임연구위원도 토론자로 나서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그녀의 남편인 장성택의 주도하에 김정일의 아들 중 1명을 후계자로 선정, 김일성 생일 100돌이 되는 2012년을 전환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후계자 선정과 관련해서 북한은 정치·사회적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간부들에 대한 사상검증과 숙청을 계속 단행하고, 불법상거래, 탈북, 유언비어 유포, 종교 및 미신 행위 등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 책임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은 내부적 경제개혁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개방은 제한된 범위에서 진행 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확대는 신중히 고려하면서 금강산광관과 개성관광은 재개하고, 백두산관광까지 확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북한은 당분간 정부를 배제하고 종교·사회단체 등 민간단체와의 교류와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남한 내 이간과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